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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힘이 세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2-02-19 (일) 23:06 조회 : 2010
이야기의 힘

[함께하는 교육] 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3. 문학의 즐거움 - ③ 소설을 넘어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의 힘>EBS 다큐프라임 ‘이야기의 힘’ 제작팀, 황금물고기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테리 트루먼, 천미나 역, 책과콩나무
<어둠의 혼>김원일, 창비
“자, 널 위해 준비한 선물, 알라딘의 요술 램프야. 신중하게 생각해서 말해. 딱 세 가지 소원만 들어주거든.” 나는 가끔 이렇게 엉뚱한 선물을 상상해 본다. 바리데기가 길을 떠나면서 한 번에 천리를 갈 수 있게 해 준 ‘무쇠주랑’이나 바다를 육지로 만들 수 있는 ‘라화’를 부러워한 적도 있다. 현실에서 불가능하지만 상상의 세계에선 불가능이 없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어린 시절에 우리는 훨씬 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걸 친구나 부모님께 말하기도 하고 일기에 쓰기도 했다. 그러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현실적인 사람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우리에겐 언제든 꿈꿀 수 있는 권리가 있지 않은가. 소설은 그 꿈을 이루어준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오직 희열과 쾌락을 추구하며 고통이나 불편을 회피하는 삶을 추구한다는 ‘쾌락원칙’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은 유아기에서 벗어나 점차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현실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욕구의 충족을 연기하거나 단념한다. 이때 ‘현실원칙’이 작용되며 우리들의 자아는 두 원칙 사이에서 항상 갈등하게 된다고 한다. 이 삶의 원칙은 소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가능하게 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소설을 읽지 않을지도 모른다. ‘현실원칙’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해방이 이루어져 ‘쾌락원칙’을 충족시켜주는 공간이 바로 소설이다. 게다가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한다.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소설은 여전히 가장 쉽고 재미있는 문학의 한 갈래로 자리잡고 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건이 결합된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과 사건에서 조금씩 발전하여, 창조적인 인물과 허구적인 사건을 만들어내면서 소설로 발전해왔다.
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시대가 바뀌면서 전통적인 소설의 역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자.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텔레비전, 영화 ….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매체들이 우리 몸을 감싸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재밌는 놀이가 널려 있다. 이런 것들에 비해 활자로 된 소설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 심지어 게임까지 ‘이야기’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비에스(EBS) 다큐프라임을 책으로 만나는 <이야기의 힘>은 소설의 현재적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통적 의미에서 소설은 한 인간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타인과의 관계를 고민하기도 하며 역사와 사회를 들여다보는 창의 구실을 해왔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엄청난 지식과 정보의 바다에서 헤매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소설은 원소스 멀티유스의 문화 콘텐츠 제공자 노릇까지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업의 개념으로 문화를 접근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가장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최근 연극과 영화로 제작되어 다시 한 번 화제가 된 <완득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마당을 나온 암탉>, 영화를 거쳐 비디오 게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조앤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 등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야기는 보이지 않지만, 생각과 마음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며 인간의 삶과 역사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힘이 세다’”(24쪽)는 말은 소설의 힘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스토리텔링’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창조적 상상력을 기르고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원천을 찾는 일은 즐거운 소설 읽기에서 시작된다. 인터넷 연재 소설로 주목을 받았던 박범신의 <촐라체>,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등은 종이책으로 독자와 만나던 방식과 달리 소설이 완성되기 전에 독자들과 소통하며 창작이 이루어졌다. 작가의 블로그에 들어가 소설을 읽는 방식은 인터넷 세대에는 소설과 만나는 새로운 방식이고 소설의 재미와 이야기의 힘을 체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인간의 삶과 역사를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놀라운 힘을 이해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이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우리들의 과제이다. <이야기의 힘>은 결국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
‘스토리텔링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찾아내고 재창조하는 것’(222쪽)이라는 말은 기억해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스토리텔링’의 바탕에는 전통적인 소설 읽기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테리 트루먼의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는 장애아의 관점에서 쓴 감동적인 성장소설이면서 안락사를 다룬 사회소설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 뇌에 손상을 입은 열네 살 주인공은 눈동자 하나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능도 매우 낮다. 그러나 정확한 기억력과 뛰어난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다. 이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삶은 어떤 것일까. 나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타인과의 소통은 물론 세상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준다. 내가 처한 삶의 현실과 사회를 고민하는 것은 소설의 기본적인 역할일 뿐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바탕이 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청소년 소설도 좋지만 좀더 다양한 관점의 소설도 폭넓게 읽어 보는 것이 좋다.
김원일의 <어둠의 혼>은 전통적인 소설의 힘을 보여준다. 과거 회상 형식의 이 소설은 ‘봄철이 되면 꽃이 피는 이유를, 꽃이 향기를 어떻게 만드는지 내가 모르듯, 이 세상에는 아직 내가 알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았다’는 문장처럼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주인공이 이해하기 힘든 현대사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설은 스토리텔링처럼 작가의 창조적 상상력이 중요하지만 현실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의 문제와 지나간 시간을 성찰하는 것은 소설의 또다른 역할이다.
본격적으로 소설을 읽는 과정에서 우리는 문학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의 힘도 기를 수 있다. 미래 사회는 단순한 암기력이나 정보력만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모든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사는 세상도 아니다. ‘베스트’가 아니라 ‘유니크’가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 아닐까. 창조적 상상력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고 다양한 삶을 간접체험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이제 문학의 한 갈래인 소설을 넘어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류대성 분당 수내고 교사, <국어 원리 교과서>· <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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