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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기업엔 ‘손드는 기계’가 많아요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3-03-27 (수) 20:09 조회 : 933

김진철 기자의 경제기사 바로읽기
경영진의 독단 경영 막아야 할 사외 이사
무조건 찬성 많아 ‘거수기’라는 이름 붙어

[난이도 수준: 초등 고학년~중1]
# 대기업들은 국세청·검찰·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고위급들을 주로 사외이사로 영입해왔다.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그중에서도 공정위 출신이 가장 잘나간다. 올해 주주총회에선 현대제철과 신세계가 각각 공정위원장 출신의 정호열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부위원장을 지낸 손인옥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차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안에서도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은 핵심 계열사다. 신세계는 최근 공정위 직원 접대 의혹과 불공정 거래 행위, 정용진 부회장 검찰 조사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공정위 조사 방해로 뭇매를 맞은 삼성전자는 2월 공정위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장 출신의 김종선 전 한국공정경쟁연합회장을 경영지원실 상근고문으로 위촉했다. (공정위 출신 대기업 사외이사 대거 포진/<한겨레> 2013년 3월15일치)
사외이사란, 회사 외부 인물로 이사를 맡은 경우를 말합니다. 외부 인물에게 이사를 맡기는 것은,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활동과 결정을 감시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회사 내부의 이사들은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이익을 회사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사외이사제가 만들어진 것은 1997년 초 외환위기 때부텁니다. 당시 현대그룹이 자발적으로 사외이사제를 도입했습니다. 외환위기 땐, 수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경영위기를 겪었죠. 그 이유를 재벌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서 찾기도 했습니다. 이런 잘못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회사 외부에서 이사를 임명해 견제하고 감시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1999년에는 사외이사 제도를 권고했고, 2000년에는 사외이사제도가 법률에 규정됐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에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된 지 13년이나 됐는데 아직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 기사에서 볼 수 있듯, 요즘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관료들이 사외이사로 인기를 얻는 것만 봐도 문제가 작지 않아 보입니다. 공정위는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고 규제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므로, 그곳 출신 사외이사라면 더 전문적으로 기업을 감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외이사제도가 충분히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정위 출신들을 기업이 사외이사로 선호하는 데서 악용하려는 의지를 쉽게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사들이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의 안건 심의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100대 상장기업의 안건 심의에서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진 게 10%도 되질 않습니다. 이래서 사외이사들은 ‘거수기’라는 부끄러운 이름으로 불리는 겁니다. 손드는 기계라는 뜻이니까요. 이런 사외이사는 회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손해만 입히는 셈이기도 합니다. 상당한 액수의 돈을 받으면서 제 역할을 못하니까 그렇습니다. 사외이사제도는 더욱 다듬어져야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사외이사가 제구실을 하려면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테지만, 정작 사외이사를 누구로 할지, 임기를 얼마로 할지는 대주주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사들로 꾸려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지만 이 위원회에는 대개 경영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을 사실상 선임하는 대주주의 의견에 반대하기란 어려운 일일 겁니다.
# 대기업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3명가량은 대주주나 회사, 경영진과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감시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27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상장사 250곳(2012년 4월 기준)의 사외이사 808명을 조사한 결과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사외이사가 232명(28.7%)에 이른다고 밝혔다. 계열사 출신, 소송대리 및 법률자문 회사 출신, 채권단 출신 등 직접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외이사가 130명이었으며, 대주주나 경영진과 가까운 학연으로 얽힌 사외이사가 102명이었다. 그룹별로는 지에스(GS)그룹과 두산그룹이 각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그룹(12명), 엘에스(LS)그룹(11명), 삼성그룹(10명), 동양그룹(9명) 등의 순이었다. 직접 이해관계의 경우 한화그룹(10명), 두산그룹(8명) 등이 많았고 현대차그룹, 에스티엑스(STX)그룹, 엘에스그룹 등이 6명으로 뒤를 이었다. (대기업 사외이사 10명 중 3명은 대주주·회사·경영진과 이해관계/<한겨레> 2013년 2월28일치)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대주주나 경영진과 가까운 관계라는 사실이, 우리나라 사외이사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감히 대주주나 경영진의 결정에 반대할 수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판에 경영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이렇다 보니, 최근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서 볼 수 있듯 경영진의 횡포를 막기는커녕 사외이사들이 비리를 저지르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릅니다. 사외이사들이 심지어 경영진을 교체하기까지 합니다. 미국의 통신회사 에이티앤티(AT&T)의 존 월터 사장이나 애플사의 길버트 아멜리오 회장은, 사외이사들이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물어 사임시킨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회사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잘못된 경영 판단을 내린 경영진은 회사 일을 더는 못하게 하는 게 옳은 일일 겁니다. 우리나라의 사외이사제도도 이제 개선돼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더욱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사외이사도 책임을 더 지는 게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관계를 명백하게 밝혀 다른 주주들이 평가하도록 하거나, 사외이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는다면 책임을 묻도록 하는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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