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김민아의 ‘초등 독서를 부탁해’

김민아 ㅣ 초등교사

“책 읽자.” 아침 시간마다 아이들에게 한 말이다. 책 읽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독서 시간의 빈도를 늘렸음에도 아이들의 변화가 기대에 못 미쳤다. 무엇이 원인인지 고민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독서에 대해 배운 적 있나?’

우리는 흔히 한글만 알면 글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서는 시간만 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책 읽기’는 문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는 더 높은 수준의 활동이다. 아이들이 이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보호자나 교사의 가이드가 필요한데 이 과정이 생략된 채 아이들의 독서를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긴 것은 아닐까?

우선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이때 주변 사람의 경험담은 큰 도움이 된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독서를 통해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나의 경험을 많이 이야기한다. 그리고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평소 읽는 책의 내용이나 느낀 점을 이야기해서 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한다. 독서 과정에 대한 자세한 안내도 필요하다. 독서는 흔히 책을 읽는 것에 그치곤 하는데 사실 독서는 전, 중, 후의 세 단계를 거치는 일련의 과정이다.

세 단계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자세히 안내해준다면, 아이들이 실제 독서를 할 때 적용하기 더 수월할 것이다.

독서 시간 관리에 대해서도 안내하면 좋다. 요즘 아이들이 학원에 많이 다니다 보니 독서를 할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 이럴 때 ‘30분’ ‘1시간’처럼 통으로 시간을 내서 책을 읽어야 한다고만 생각하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을 펴지 않게 된다. 짧게 단위를 끊어서도 독서가 가능함을 알려줘야 한다.

나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하루 동안 차에서 듣는 책(오디오북)으로 아침 시간에 10분, 중간에 10분, 자기 전 10분 독서했을 뿐인데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독려하니 하나둘씩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짧게라도 읽으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독후 활동도 아주 중요하므로 자세한 가이드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독후 활동을 독서록에 줄거리와 생각, 느낌 쓰는 것으로 한정 짓곤 한다. 아이들이 독후 활동을 귀찮아하므로 독후 활동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주면 좋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도 시간이 흐르면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후 활동으로 기록하는 단계를 거치면 책 내용과 읽고 난 나의 감정, 깨달음에 대한 생각이 더 잘 유지되므로 유익하다는 점을 알려줘야 아이들의 독서가 독후 활동까지 이어지게 하기 좋다.

길을 알려줄 때 목적지만 알려주고 오라고 하는 것보다, 중간중간 어떤 것이 보이고 어떤 방향으로 오면 될지 자세히 안내해주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임은 당연하다. 적절하고 자세한 독서 지도로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업그레이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