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김민아의 ‘초등 독서를 부탁해’

“선생님, 이게 무슨 뜻이에요?” 아이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수업 시간에 눈빛이 흐려지거나 고개를 갸우뚱한다. 처음 듣는 단어도 많을 뿐 아니라 교과서에 제시된 문제 상황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당연히 알 줄 알았는데 뜻을 모른다고 하니 교사로서 참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처음 교사가 되어 만났던 아이들에 비해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이 잦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이들 손에 있는 것이 달라졌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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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뜻을 알고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한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이 생기려면 이런 경험이 많아야 한다. 그 경험은 독서에서 나온다. 어릴 때 나도 책을 참 많이 읽었다. 책을 읽으며 꿈도 키우고 상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아이들이 주로 하는 채팅은 짧고 의미 없는 단어, 그리고 맞춤법이 파괴된 말들이 많다. 그리고 이미지와 영상이 주된 콘텐츠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은 제대로 된 글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어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줄글보다는 즉흥적인 사진과 영상에 더 잘 반응하게 된다.

아이들의 부족한 독서는 수업 시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은 우선 교과서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교사의 설명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단어의 뜻을 모르고 글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수업에 흥미가 떨어진다. 집중력이 흐려지고 딴생각이 난다. 결국 수업의 흐름을 놓친다.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은 이유는 사실 내용이 이해가 안 되어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전 차시 수업이 이해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 수업은 더욱 듣기 싫어진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발표도 안 하다 보니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칭찬받고 인정받을 기회가 적어진다. 아이들 손에 책이 아닌 스마트폰이 있을 때 아이들은 독해력이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되며, 그런 경험의 누적은 자신감 결여와 도전의식 부족으로 연결될 수 있다.

교실 속에서 책을 유난히 많이 읽는 아이들을 만난다. 아침 자습 시간에 책을 읽다가 종이 치면 너무 아쉬워하며 책을 서랍에 넣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못한다. 쉬는 시간에도 읽던 책을 꺼내 읽는다. 그런 아이들은 독서로 배경지식이 쌓였고 어휘력이 갖춰졌기 때문에 수업의 내용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요즘 시험이 논술형, 서술형으로 출제되면서 문제의 문장이 길어졌는데,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잘 이해하고 아는 것을 충분히 풀어놓는다. 이런 아이들과 비교해본다면 스마트폰 대신 책을 손에 들게 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보호자들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할까 봐 걱정하지만 사실은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수학, 영어 공부는 학원에서 가르칠 수 있지만 독해력은 가르쳐줄 수 없다. 오직 책 읽기를 통해서만 기를 수 있다. 수학이나 과학처럼 독해력과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과목들도 사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선 독해력이 기본이다.

지금 아이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가? 공부하라는 말 대신 재미있는 책으로 바꿔보자.

김민아 ㅣ 초등 교사·<공부가 쉬워지는 초등 독서법>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