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최이선의 부모연습장

Q. 아이가 5살이에요. 어린이집에 가면 수업을 안 하려 해요. 하기 싫다고 자기 마음이라고 하면서 소리 지르고 뻗대는데 전혀 말을 안 들어요.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고 맘대로 하기 때문에 제가 어린이집에 가서 혼내놓아야 말을 조금 들어요. 사실 아이는 6개월부터 친정어머니가 돌봐주셨어요. 혼내야 겨우 말 듣는 척하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희철맘)

어느 양육자는 된다고 했던 것들을 어느 양육자는 안 된다고 하고, 이렇게 서로 일관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반복되면 아이는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해서 심리적 안정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어느 양육자는 된다고 했던 것들을 어느 양육자는 안 된다고 하고, 이렇게 서로 일관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반복되면 아이는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해서 심리적 안정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A. 네,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드시겠어요. 길을 가다가도 다른 방향으로 휙 가버린다거나, 여러 상황에 관심이 많아 엄마의 혼을 싹 빼놓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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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이들 자체가 호기심 천국인데, 희철이는 훨씬 더 관심사항도 다양하고 짧은 시간에 그 관심들이 훅훅 바뀌어 어떤 것에 반응해줘야 할지 헷갈리지요. 어린이집에서도 자신의 마음과 맞지 않는다고 느끼면 다음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려 하고요. 선생님도 희철이를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수업에 참여시키려 했을 거예요. 처음에는 달래서 참여했다면 그 강도가 점점 세져서 혼내야 겨우 참여했을 거고요.

희철이의 마음을 한번 이해해보기로 해요. 희철이의 기질적인 면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상호작용에 일관성이 있었는지 한번 고민해봐야 해요.

평일 양육자는 할머니였다가 퇴근 후나 주말에 부모님이 아이를 돌보지요. 두 양육자가 같은 방법으로 아이를 돌볼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서로 조율과 약속이 된 후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필요해요. 어느 양육자는 된다고 했던 것들을 어느 양육자는 안 된다 하고, 이렇게 서로 일관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반복되면 아이는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해서 심리적 안정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어요.

아이를 키울 때는 적절한 제한 설정과 좌절이 중요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외둥이이거나 많아도 두 명인 경우가 많아 참 귀하게 크는데요. 무언가 허락이 안 되거나 해줄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그렇게 하고 싶은 너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오늘은 이런저런 이유로 하기가 어렵다”고 적절하게 좌절시켜 줄 수도 있어야 해요. 그런 것 없이 자란 아이는 본인의 고집으로 많은 부분이 해결돼 왔고, 밀어붙이면 된다는 경험을 갖고 있어요. 그렇게 고집 피웠을 때 도리어 관심을 받았던 경우도 있었을 거고요.

일단 이런 아이들은 조절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조절력은 아이가 스스로 발달시키는 것이 아니고, 부모가 함께 어린 시절부터 안아주고 달래주고 하면서 시각적 신호나 감각적 정보, 원초적 정서를 조절하고 스스로를 진정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부분이에요.(<치료놀이> 3판, 89쪽) 크면서 주 양육자가 바뀌고 엄마가 다시 양육을 시작하면서 아이와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혹은 아이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이제는 아이를 잘 관찰하면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할지 선택해야 하는데요.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아이는 부모한테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거예요. 칭찬받고 싶어 하고요. “나 안 해. 내 맘이야!”라고 소리 지를지언정 저 내면에는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소리 지를 때 일단 보호자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비언어적·언어적 행동을 취하세요. 예전에는 속사포처럼 빠르고 크고 많이 말했다면, 좀 낮게 가라앉혀 “응, 불편해? 알았어”라고 엄마 스스로를 조절해 상호작용하는 게 좋아요. ‘얘 또 시작이네’ 하고 함께 흥분하지 말고 심호흡하면서 엄마 자신을 먼저 조절하고요.

그런 뒤 ‘응, 그럴 수 있다’는 수용적 분위기로 다가가는 거죠. 마주 바라보면서(키가 있으니 무릎을 좀 낮춰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눈을 바라보셔야겠죠. 표정은 부드럽게 하고요.) “응. 너, 불편하고 힘들 수 있어. 불편하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 그럴 수 있어.”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수용한다고 부드럽게 알려주는 거고요.

그리고 허용 범위를 알려주면 돼요. 이때 약간 단호하게 말하는 게 좋겠죠. “여기 잠시 앉아서 바라볼 수 있어?” “이거 한 번만 할 거야. 엄마 하는 거 보고 해봐. 엄마가 잘 알려줄게.” “네 마음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동생을 밀면 안 돼.” 이렇게요.

그리고 희철이도 가만히 있거나 순서를 지킨다거나 이런 때가 있어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칭찬해주세요.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것을 당연히 여겨 그냥 지나가는데, 이렇게 칭찬해주면 다음 기회에 또 칭찬받을 행동을 하려는 것이 아이들 마음이거든요. 실제로 희철이도 두 번째 시간에 “나도 칭찬받고 싶어요”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부모의 길은 멀고도 험해요. 그럴 때 자신의 이미지를 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난 수프 그릇이다. 저 아이의 마음을 좀 담아줄 수 있는 그릇이다’라고 스스로의 이미지를 정하면 상황 정리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일단 상대의 마음은 담아주고, 그런 뒤 허용 범위를 정해서 적절한 제한 설정을 해주는 것이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희철이가 작은 주먹으로 때리는 시늉을 할 때는 저도 “어, 너 불편했구나. 그렇지만 여기서는 누구도 다치지 않아”라고 말해줬어요.

단, 신경학적으로 문제 있는 아이도 있어요. 에이디에이치디(ADHD)라 진단받고 전문 의료기관에서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때도 부모님과의 상호작용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니 꼭 참고하기 바랍니다.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교육학(상담 및 교육심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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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선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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