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최수일의 ‘웃어라 수포자’

수학 공부의 가장 큰 장벽은 개념을 이해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공식을 그냥 넣어 답이 나오는 것을 보면,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귀찮게 느껴진다. 특히 공부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게티이미지뱅크
수학 공부의 가장 큰 장벽은 개념을 이해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공식을 그냥 넣어 답이 나오는 것을 보면,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귀찮게 느껴진다. 특히 공부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게티이미지뱅크

수학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문제 푸는 기술을 익히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수학 개념을 이해하여 개념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 앞에서 문제 푸는 방법 자체를 암기했던 추억을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현주도 중3 때까지 그렇게 공부했다. 그 결과 일반고에 입학할 때 수학 내신이 8등급이었다. 8등급은 하위 90% 또는 그 이하다. 이랬던 현주가 고3 때 수학 수능과 내신 모두 1등급을 받았다. 그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현주가 고1 때 만난 수학 선생님은 교과서를 세심하게 읽어볼 것을 권했다. 공식을 이해한 적이 없는 현주로서는 난감했지만, 선생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교과서를 읽으니 공식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개념이 이렇게 적용되는구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 문제도 풀리기 시작했다. 수학 문제는 이렇게 푸는 것이다. 문제를 푸는 데에는 단서가 필요한데, 그 단서가 바로 수학 개념이다. 그러므로 개념 없이 문제를 푸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수학 개념을 공부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각 개념의 정의를 이해하고, 그 정의로부터 만들어지는 성질, 법칙, 공식, 정리를 유도하는 증명을 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각 개념 사이의 연결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되면 안 풀릴 문제가 없다.

수학 공부의 가장 큰 장벽은 개념을 이해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공식을 그냥 넣어 답이 나오는 것을 보면,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귀찮게 느껴진다. 특히 공부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개념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문제를 풀면 반드시 걸리는 부분이 생긴다. 이때 연결된 개념을 찾아 결손 부분을 복습해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은 해설된 풀이 과정을 익힌 뒤 넘어간다. 이 경우 문제를 이해했다고 착각하여 개념이 부족하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틀린 문제를 또 틀리고, 실수가 잦은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초등학교 때부터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초등수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연산이 별 개념이 없고 절차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점수에 목을 매는 경우 연산을 개념 없이 암기할 가능성이 크다.

개념 설명이 가장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연결된 책은 교과서다. 대부분의 문제집은 개념 설명이 교과서보다 간략하거나 아예 생략된 채 공식만 열거하고 있다. 교과서는 정의와 정리가 논리적인 연결 순서대로 제시되어 있지만, 문제집은 논리적인 순서가 학생들의 인지 발달과 관계없을 가능성이 크다. 교과서는 가장 적확한 개념 설명서다.

공식을 외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공부가 일회용 열쇠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면, 개념과 그 연결성을 이해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마스터키와 같다. 개념은 포괄적이므로 여러 문제에 적용되지만, 공식은 문제 푸는 기술이므로 그 적용 범위가 좁다. 특히 어려운 문제는 공식만 가지고 풀리지 않으며 개념의 연결성을 파악해야만 가능하다.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 결론은 명확하다.

최수일 ㅣ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