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박샘의 융합독서

우리는 교과서, 책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합니다. 읽은 뒤 정리하는 과정, 즉 정보 처리 속도와 용량을 늘리려면 ‘지식과 생각의 그물’이 있어야 하는데요. 지식과 생각의 그물을 ‘스키마’라고도 합니다. 이런 지식의 망을 만들어주는 가장 좋은 독서법이 ‘완성 융합독서’(이하 완성 독서)입니다. 완성 독서는 한 주제로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융합이 아닌, 특정 주제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함께 비교하며 읽는 것입니다.

융합은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생산성과 체계성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단순히 ‘다양한 것을 섞었다’가 아닌 어떤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기사, 논문, 영상, 책 등의 자료를 읽으며 자신만의 ’심리학 계보’를 마인드맵으로 만들어 보거나, ‘소비심리학’에 관한 소논문을 써보는 것도 융합 사고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완성 독서는 여러 영역을 섞기 전에 ‘융합의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독서입니다. 완성 독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관심사에 따라 읽는 연쇄 융합독서에 비해, 보다 목적지향적인 독서법입니다. 그래서 ‘전문가 독서’라고도 불립니다. 사회학과 기후학 등 특정 영역 또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모티머 제이 애들러는 독서법의 고전인 <독서의 기술>에서 최고 수준의 고급독서 방법으로 ‘신토피컬 독서’ 즉 통합적 읽기를 제안합니다. 그는 살펴보기와 분석하며 읽기를 뛰어넘어 통합적 읽기를 통해 다양한 관점과 쟁점을 찾아보라고 권합니다.

100권을 한 번씩 읽는 방법과 10권을 10번씩 읽는 방법, 그리고 한 가지 주제를 다룬 책 100권을 보는 방법 모두 ‘읽은 횟수’는 같습니다. 100권을 한 번씩 읽는 방법은 교양을 쌓기에는 좋으나 정확하고 정교한 독서법은 아닙니다. 10권을 10번씩 반복해 읽는 것은 ‘지식 독서’에 적합한 방법으로 머리에 남는 ‘지식의 양’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방법은, 한 주제에 대해 100여권의 다양한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용을 반복하고 또 확장하는 읽기입니다. 예를 들어 정치·경제학 서적 100권, 사회학을 다룬 책 100권 등을 ‘따로 또 같이’ 읽는 경우 지식의 융합과 체계화가 더욱 촘촘하게 이뤄지겠지요. 이런 경우 사회 전체를 보는 눈을 지니며 자신만의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보다 효율적인 ‘완성 독서’를 위해 추천하는 방법은 우선 처음엔 중심이 되는 책 한 두 권을 정독하며 분석적으로 철저히 읽은 뒤 관련 책들은 필요한 부분만 빨리 읽으면서 기존에 정리한 것에 추가해 가면 좋습니다. 그래서 독서 계획을 세울 때도 기본 핵심도서와 주변 연계도서로 구분하면 좋습니다. 기본도서는 전체를 아우르며 기본 개념이 잘 정리된 책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에는 철학, 역사 등 같은 주제의 책들이 한 칸에 함께 배열되어 있지요. 부모와 아이가 직접 살펴보면서 생각지도 못한 관련 책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도서를 선택할 때 너무 넓은 범위의 주제는 좋지 않습니다. 물리학이 아닌 ‘양자물리학’, 철학사보다는 ‘현대 철학사’ 등 구체적인 주제를 잡을수록 얻는 게 더 많습니다.

박동호(‘한겨레교육 융합독서지도사 과정’ 강사, 메타센스 융합인재교육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