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강사

내년 중1부터 약 1500개교에서 한 학기 동안만 진행하던 자유학기제를 두 학기로 늘려 활동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자유학년제’를 실시한다. 약 500개교에서는 자유학기 이후 ‘연계학기’도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 자유학기제를 확대·발전시키고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스스로 찾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겠다는 혁신교육의 일환이다.

지난해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한 학기로 운영해온 자유학기는 내년에도 한 학기를 기존처럼 운영한다. 자유학기제를 선택하는 학교는 ‘주제선택, 진로탐색, 예술·체육, 동아리 활동’ 등 4개 활동을 170시간 이상, 자유학년제를 선택하는 학교는 자유학기 4개 활동을 221시간 이상 운영한다. 학기당 운영 시간 및 개설 영역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자유학년제는 운영 시간이 자율적이지만, 연계학기는 자유학기 이후 1개 학기가 51시간으로 고정돼 있다. 자유학기 4개 활동 가운데 2개 이상의 중점연계 활동만 운영하면 된다. 자유학년제와 연계학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계학기를 운영하는 중학교의 경우,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총괄식 지필평가가 있지만 자유학년제에는 1년간 지필평가가 없다는 점이다. 평가와 연계되지 않아야 아이들이 성적 부담감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활동과 진로탐색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시도교육청에서는 자유학년제에 참가하는 1학년 학생 대상으로 고등학교 입학전형에 1학년 교과 내신을 반영하지 않는 사항을 사전에 예고할 예정이다.

이런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자유학년제는 자유학기제보다 한 학기를 더 운영하기 때문에 학업 결손 문제가 있다.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꼭 배워야 할 학업 내용을 못 배우게 돼 학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자유학년제 기간을 이용해 사교육에 집중하려는 일부 학부모들도 있어서 계층 간 학력 격차가 심화할 수도 있다. 특히 농산어촌 지역의 교육 인프라 부족 현상은 지난해 자유학기제 때도 문제가 됐던 사항이다. 학생이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지역 간 교육격차가 발생한다면 큰 문제다. 이렇듯 자유학기제의 문제점이 자유학년제에도 그대로 나타나기 쉽다.

학생 참여 위주의 질적 활동보다는 사교육 콘텐츠 위주의 일회성 진로체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숱하게 나왔다. 자유학년제 1년 동안 총괄식 지필평가(과정 중심 수행평가는 실시)가 없기 때문에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부추겨 선행학습 학원이 호황을 누릴 가능성도 있다.

자유학년제의 경험이 일반학기에 연계되지 않고 다시 강의식 수업, 암기 학습으로 이어진다면 ‘노는 해’에 그칠 뿐이다. 중학교 1, 2학년 때 진로·직업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진로·직업 역량을 키우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조언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차제에 학제 개편을 검토해 자유학기제의 모델이 됐던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처럼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자유학년제를 운영해볼 것을 제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