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성균관대 선임연구원 논문
‘MBC 불법해고’ 정황 드러났어도
주류언론, 정파성·진영논리 탓 외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해결책
지난해 초 언론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이른바 ‘백종문 녹취록’ 사건을 통해 공영방송의 위기 상황을 진단한 논문이 나왔다.

김상균 성균관대학교 미디어문화콘텐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2월 ‘한국언론정보학보’ 81호에 ‘엠비시 ‘백종문 녹취록’ 사건으로 본 공영방송의 위기’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2016년 1월 “최승호·박성제는 증거 없이 해고했다” 등 백종문 당시 <문화방송>(MBC) 미래전략본부장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하 녹취록)이 공개돼, 불법해고, 방송 개입 등의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그러나 규제기관과 국회는 이를 외면했고, 당사자인 백종문 본부장은 현재 부사장으로 승진한 상태다.

논문은 언론계 인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녹취록 사건에 대한 사실파악이나 진상규명 등 후속조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원인을 탐색했다. 먼저 주류 언론이 이 사안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던 현실을 짚으며, ‘주류 언론의 정파성’과 ‘공영방송 감시 기능의 무력화’를 그 원인으로 제시했다. 주류 언론 스스로가 권력이 되었기 때문에 같은 진영이라 생각하는 공영방송 경영진의 흠결에는 침묵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진영논리’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등의 규제기관과 국회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됐다고도 지적했다. 당시 규제기관에서 다수를 차지한 여당 추천 이사들이 녹취록에 대한 논의 자체를 무산시켰는데, 이는 “방송규제기관이 정파적 이해 때문에 공영방송의 관리 감독 기능에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문화방송의 부당노동행위를 따지는 ‘엠비시 청문회’를 결정하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방송사 “조직 내 대항 세력이 붕괴했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문화방송의 경우 2012년 ‘공정방송’ 파업 이후 경영진이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거부하고 조직문화를 수직적으로 재편하는 한편, 비판의 목소리를 막기 위한 소송까지 남용하는 일이 계속돼, 조직 내부에서 녹취록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저항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논문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주목했다. 또 “공영방송사의 불법 경영, 업무상 배임에 대해 엄혹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