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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포커스]“교육정책 주도권을 교사에게”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8-11-03 (토) 09:19 조회 : 939
[포커스]“교육정책 주도권을 교사에게”
ㆍ창립 3년 만에 회원 1200명… 실천교육, 대안단체 가능할까

교실로 들어온 교사가 칠판 앞 모니터를 켜고 수업을 시작한다. “자 여러분, 오늘은 교과서 292쪽부터 293쪽을 배울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화면 하단에 ‘노후 컴퓨터 조사/ 국회 요구자료로 긴급이오니 오후 1시까지’라고 적힌 쪽지가 뜬다. 교사는 당황한 얼굴로 급히 쪽지를 지운 뒤 수업을 계속 진행한다. 그러나 메신저 쪽지는 세 차례에 걸쳐 뜨고 교사는 수업을 망친다. 이윽고 전화벨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진다. 교감이다. “선생님 메신저 보셨어요? 그러면 답장을 보내줬어야지. 지금 급해요, 공문. 애들은 뭐 어떻게 하든.” 교사는 화를 참지 못하고 전화기에 대고 소리친다. “교감선생님 뭣이 중헌디요! 수업 중인데 뭣이 중헌디요!” 

실천교육교사모임 소속 교사들 단체사진/실천교육교사모임 홈페이지 바탕화면 캡쳐

실천교육교사모임 소속 교사들 단체사진/실천교육교사모임 홈페이지 바탕화면 캡쳐



또 다른 에피소드. 퇴근 후 교사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온다. 학부모의 전화다. 자신의 아이를 상대로 친구들이 채팅창에서 욕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교사는 선배교사와 교감에게 상담을 요청하지만 스스로 잘 해결하라는 답변만 돌아온다. 그 사이 피해학생의 부모가 교장실을 방문해 직접 항의를 한다. 교장은 교사를 향해 “사과하고 문제를 크게 만들지 말라”고 말한다. 교사가 교장실에 모인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부모에게 사과를 하면서 화면이 어두워진다.

유튜브 채널 <뻘짓TV> 에피소드 중 일부다. 2016년 8월 21일 처음 만들어진 유튜브 채널에는 현직교사들이 느끼는 다양한 고민과 애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구독자 수는 758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조회수는 15만뷰를 넘겼다. 이 유튜브 채널은 실천교육교사모임 소속 교사들이 만들었다. 이밖에도 <교사TV> 채널을 비롯해 팟캐스트도 운영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 

실천교육교사모임은 10월 18일 현재 전국 1200명의 교사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신생 교원단체다. 2016년 6월 18일 창립돼 올해로 설립된 지 만 3년이 됐다. 첫 모임은 아주 작은 규모로 시작됐다. 정성식 교사(실천교육 회장)가 페이스북에 권재원 교사의 신간 <학교라는 괴물>의 북 콘서트를 제안하면서 만남을 가진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교사들은 <학교라는 괴물> 책 제목에 모티브를 얻어 ‘괴물과 고물의 학교 이야기’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다. 현재의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전신이다. 몇십 명의 교사들이 모인 온라인 소통공간이 대규모 모임으로 확대된 것은 교사들이 현재 갖고 있는 문제점과 생각들을 여러 교사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 때문이었다. 당초 교사 50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던 2015년 7월 ‘세종모임(세종시 온빛초등학교 강당 모임)’은 300명이라는 참석인원 수를 기록했다. 참석인원의 3분의 1인 100명이 가입서를 제출했다. 그때부터 구체적인 모임을 만들기 위한 각종 작업들이 시작됐다. 모든 작업은 전체 회원의 의견을 물어 진행됐다. ‘실천교육헌장’도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얻은 답들을 모아 만들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직교사가 중심이다. 교사의 목소리는 배제된 채 정치권력이나 교육학자, 교육관료들에 의해 결정되는 교육정책의 주도권을 교사에게 돌려놓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모임의 고문으로 있는 권재원 교사는 <교사독립선언>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기도 했다. “학교를 떠난 지 꽤 오래된 전직 보좌관 출신의 대학교수, 학교 현장을 떠난 지 여러 해가 지난 교원단체 전임자 혹은 가르쳐본 경험이 없는 교수들을 모아놓고 무슨 교육을 진단하고 전망한다는 것인가.”

모임의 성격은 다분히 현직교사 중심이지만 가입에 제한은 없다. 교수, 장학사, 교감, 교장도 가입이 가능하다. 교원노조가 아닌 교원단체로 모임을 설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부와 노동부 지침에 따르면 평교사는 교장 또는 교감이 되면 교원노조에서 탈퇴해야 하지만 교원단체 가입은 가능하다. 정성식 회장은 “현장에서 멀어진 사람이 각종 정책 결정을 하고,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면 결국 교사들의 목소리와는 먼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실천교육모임의 임원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하자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운영하는 ><뻘짓TV > 에피소드 캡쳐화면. 수업을 방해하는 과도한 행정업무를 지적하는 내용의 영상(사진 위)과 수업 중 학생들에게 걸리지 않고 큰 일을 보는 법을 설명한 영상(사진 아래)./뻘짓TV캡쳐

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운영하는 <뻘짓TV> 에피소드 캡쳐화면. 수업을 방해하는 과도한 행정업무를 지적하는 내용의 영상(사진 위)과 수업 중 학생들에게 걸리지 않고 큰 일을 보는 법을 설명한 영상(사진 아래)./뻘짓TV캡쳐

기존 교원단체들이 ‘노령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모임 구성원의 70~80%가 20~30대 젊은 교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교원단체나 노조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젊고, 운동권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에게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일종의 대안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이들을 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대안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은 그 같은 평가에 대해 “절반은 맞고 절반은 아니다”라고 했다. 기존 단체나 노조의 대안이 아닌 ‘실천교육학’을 위한 독립적인 전문 학술단체이자 교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것이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지향점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교사가 교육현장을 연구하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면서 나아가 정책으로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을 ‘실천교육학’으로 정의한다. 실제 모임에 참여하는 초·중·고교 교사의 상당수는 각자의 전공을 살려 모임의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각종 서적 발간부터 영상 제작, 교육예산 회계분석작업 등도 모두 실천교육학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일들이다. 

70%이상이 20~30대 교사 

실천교육모임의 모든 활동은 ‘수업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다. 지난 4월에는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을 지양하고 ▲수능 퇴행 반대 ▲학생부 기재방식 개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배치 ▲입시 외 유·초·중 교육에 집중 등 네 가지 정책제안을 하는 캠페인을 열어 교사들이 교육부 앞에서 퇴근길 일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업추진은 집행부가 중심을 이루되 회원 전체의 의견을 모아 내린다. 집행부의 일방적인 하달은 없다. 모두가 수평적 지위에서 다함께 모임을 꾸려간다.

이들은 앞으로 지역준비모임(지부)도 더 많이 만들 계획이다. 활동의 기반은 온라인이지만 서울·수도권 중심의 오프라인 모임에서 벗어나 지역모임을 활성화할 생각이다. 정성식 회장은 “경기도와 전라북도, 세종시, 광주 등 다섯 개 지역모임이 현재 준비 중”이라며 “온라인은 분명 한계가 있고, 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지역 교사들이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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