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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화염병이 아닌 꽃을 던지는 테러리스트 - Banksy의 길거리 예술
글쓴이 : 김자윤 날짜 : 2009-10-25 (일) 08:46 조회 : 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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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병이 아닌 꽃을 던지는 테러리스트 - Banksy의 길거리 예술

그림 산책 | 2009/10/21 17:13 | 꼭두새벽

오늘은 길거리 화가 뱅크시(Banksy, 1974?~)를 소개해 볼까합니다.
뱅크시는 영국 출신의 그래피티* 작가입니다.
(*그래피티는 스프레이 등을 이용해서 건물 벽이나 지하도 등에 하는 낙서예술입니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들을 다루고,
불법으로 길거리에 낙서를 하는 식의 예술을 하기 때문일까요.
그는 늘 얼굴없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그림들은 파리, 런던 등 세계 곳곳의 거리에서
예고없이 등장하곤 합니다.
장난끼가 넘치고 유머러스하지만 신랄한 그의 세계입니다.



뱅크시는 보통 "스텐실"이라는 작업방식을 통해서
벽에 그림을 남깁니다.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의 외관선으로 틀을 떠서 뚤려진 위로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식이지요.

원래 만들어져있던 벽의 흠이나 얼룩 또한
그림의 소재가 됩니다.
벽의 흠집에서 영감을 받아
그는 그것을 쥐로 만들어버리지요.
레디메이드 오브제(ready-made object)가
예술이 되는 순간입니다.



뱅크시는 귀여운 테러범입니다.
함부로 낙서를 해서는 안될 것 같은 금기를
과감하게 깨뜨립니다.
하지만 그는 파괴에 그치지 않고
아름다움에 대해 커다란 물음표를 던집니다.
"가지런히 정렬된 차선이 아름다운 걸까요"
하고 말이죠.

세상을 이끌어가는 권력은 늘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통제는 아름다운거야"
그는 그 속삭임을 가볍게 무시하고
도로의 차선을 끌어다가 인도를 가로질러
벽에 커다란 꽃을 그립니다.
그리고 그 꽃은 낙서입니다.
동시에 예술의 권력에게도 한방 날리는 것이지요.



기발하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뱅크시는 너무도 진지하게 합니다.
얼룩말의 무늬를 한번씩 빨아서 널어주는 아주머니.
얼룩말은 순한 양이 되어 옆에서 기다립니다.
단순한 유머처럼 느껴지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그림입니다.

얼룩말에게 얼룩무늬는 그의 정체성이지요.
무늬를 빼버리면 더이상 얼룩말이 아닌 것이 됩니다.
하지만, 얼룩을 제거한다고 과연 얼룩말이 아닐까요.
우리는 많은 무늬를 지니고 살아갑니다.
소위 "정체성"이라고 믿는 무늬들 말이죠.
그 무늬들, 이를테면 피부색, 성별, 키, 학벌, 출신등을
제거하고 나면, 과연 우리에겐 무엇이 남을까요.
우리는 누구일까요.



일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페인팅은 허구입니다.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에 우겨넣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 경험 자체는 실재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 "경험"을 믿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어떤가요.
화가는 벽을 들추는 가정부를 통해 발찍하게 이야기합니다.
"자 봐. 네가 실재라고 느끼는 이것은 허구야"
이 질문은 이 시대의 테마입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요.



더러운 골목의 벽에서 조차도
뱅크시는 아프리카의 초원을 보는 모양입니다.
어린아이처럼 벽의 부서진 자국을 쓰러진 무쏘로 생각했나봅니다.
그리고 그는 두 원주민들의 눈을 빌립니다.
그들에게도 저 자국은 자신들의 먹이감으로 비춰졌겠지요.
순수하다는 것,
상상할 수 있다는 것,
"벽"이라고 하는 단단한 경계에서
그는 사고의 경계를 간단히 허물어버립니다.



그는 예술가로서 예술 그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접근합니다.
동네의 아이들이 그렸음직한 남자 성기 그림에
그는 그의 그래피티를 더합니다.
멋들어진 화가가 그 낙서를 폼잡고 그리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곤 외칩니다.
"니들이 말하는 고귀한 예술이 뭐길래"



이 시대는 자본주의의 시대입니다.
미키마우스와 맥도날드가 이끄는 시대이지요.
웃늘 얼굴의 미키마우스와 맥도날드는
벌거벗은 아이를 데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행복의 나라, 디즈니 랜드로 가는 걸까요.
아니면, 배고프고 헐벗은 소녀를 위해 햄버거를 사주려는 걸까요.
하지만 우리의 히어로들은 돈이 없는 자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습니다.
가운데 있는 소녀는 웃는걸까요 울부짖는 걸까요.
자본주의의 두 앞잡이에게 연행되어가듯,
우리는 어디론가는 향하고 있다는 걸
뱅크시는 넌지시 말해줍니다.



통제의 시대입니다.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인공위성으로까지 관찰합니다.
나라에서는 보호(?)라는 미명하에 민간인을 사찰하고
모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 봅니다.
사각지대는 점점 줄어들고,
이제는 숨쉬기 조차 힘든 기분입니다.

아마도 고장난 CCTV가 벽을 향해있었나봅니다.
뱅크시는 때를 놓치지 않고 비아냥거리며 한마디 합니다.
"CCTV님, 할일 안하고 어딜 보나"




공권력이라는 것은 세계 어딜가나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는 모양이네요.
뱅크시는 그들을 어지간히도 골려주고 싶었나봅니다.
두명의 영국 경찰을 동성애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사랑 가득한 경찰"인가요.
또 아래에는 경찰을 납작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밤에 몰래 킥킥대며 스프레이를 뿌렸을 그를 생각하면,
수업시간에 몰래 싫어하던 선생님을 우스꽝스럽게 그리며
친구들과 숨죽여 웃던 그때도 기억이 납니다.

아, 그래서 행여 여행을 다니시다 그의 작품을 발견하게 되면
꼭 사진을 찍거나 혹은 선명하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며칠 뒤면 지워져 버릴 게 분명하니까요.



어린 아이가 군인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제가 뱅크시를 좋아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초현실주의적이기까지 합니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과연 힘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누굴 위해 존재하는 힘인가요.
우리는 누굴 위해 싸우고 있는 걸까요.
모든 것을 뒤집어 놓고 보면,
진실은 더 선명해지는 법입니다.




그의 그림은
전쟁, 마약, 정치, 자본주의 그리고 폭력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그는 얼굴도 없고
한밤 중에 길거리에 스프레이로 낙서나 하고 다니는 예술가이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그가 선택하는 방식 역시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는 테러리스트의 옷을 입고
화염병이 아닌 꽃을 던지는 예술가 입니다.
그릇되고 오만한 권력에
"저항"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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