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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자연을 닮은 그림 - 리차드 터틀의 세계
글쓴이 : 김자윤 날짜 : 2009-08-14 (금) 14:56 조회 : 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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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그림 - 리차드 터틀의 세계

그림 산책 2009/08/14 13:16 꼭두새벽

이제 한국에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보름이 지나면 다시 제가 지내던 뉴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제 주변의 풀과 나무의 신록이며, 부서지는 햇빛과 산들거리는 바람까지,
어느 것 하나 예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내 고국의 자연이 참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러다 문득 "아름다움"에 대해 잠시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미'를 다루는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방 벽에 걸린 풍경화는 따지고 보면 참 쓸모가 없습니다.
밥을 먹여주지도 않고, 청소를 해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이내 그런 고민들을 말았습니다.
제 방에 걸린 그 그림은 "자연"을 생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작가는 리차드 터틀(Richar Tuttle, 1941~)은
현재도 활동중인 포스트 미니멀리스트 작가입니다.
전에도 솔 르윗을 통해 설명한 바 있는 미니멀리즘은,
사물의 본질을 기하학적으로 단순화 시켜 표현하는 사조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그의 그림들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선과 면의 꿈틀거림이
살아있는 생명을 떠올리게 합니다.



"Green Spiral Drawing", 1973
gouache and graphite on paper




오늘 같이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날,
저는 바다보다는 산이 그리워집니다.
나무 그늘 사이로 스미는 따스한 햇살과 산들산들한 바람.
그리고 푸른 하늘로 이어지는 구비구비 산길.
어느새 터틀의 길을 따라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걷게 됩니다.



"1st Spiral", 1972
ink on paper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 비율에 있다고
아주 오래된 그리스 시대 부터 말해져 왔습니다.
하얀 백지 위에 놓여진 몇가닥의 붉은 선이지만
흰 모래 사장 위에 놓인
자그맣고 이쁘장한 소라 하나가
떠오르는 저뿐이 아니겠지요?


Twin River, 1965
acrylic on wood


이번엔, 굽굽이 흘러가는 강입니다.
제목은 "쌍둥이 강"입니다만 그 물줄기는 다섯갈래입니다.
아마도 형제애가 좋았던 쌍둥이가 강 근처에서
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모양입니다.
흘러가는 모양이 우리나라의 힘찬 강줄기들도 떠올리게 합니다.
모두 파헤쳐져 일자로 된 강들만 남게 된다면,
저는 정말 슬플 것만 같습니다.



"in, 11 (LANDSCAPE)", 1998
acrylic, linen, wood


리차드 터틀의 그림이
어딘지 모르게 우리의 산하를 닮았습니다.
둥글게 하늘과 맞닿은 곡선과,
물이 흘러내려 고인 계곡.
노자는 어머니의 자궁을 담은 계곡이
자연의 모든 것중 가장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계곡은, 모든 것을 포용해 바다로 흘러내리기 때문이지요.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려가야 하는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Waferboard 4, 1996
acrylic on waferboard



터틀은 규격화된 캔버스나 깔끔한 종이보다는
뭔가 오돌도돌한 소재를 좋아합니다.
아마도 자연을 닮았기 때문이겠지요.
종이도 스케치북을 부욱 찢어 끝부분을 모두 남겨놓고요.
그래서일까요, 국기에나 쓰일법한 강하고 선명한 색을 써도,
저는 한점의 풍경처럼 느껴집니다.
넓게 펼쳐진 한여름날의 보리밭.


Waferboard 5, 1996
acrylic on waferboard


동양화 한편을 바라보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어딜 둘러보아도 모두가 산인 우리나라의 풍경처럼
올록볼록 산이 많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른쪽 상단의 알록달록한 문양이
현대적인 느낌을 동시에 줍니다.
아마도 풍선을 든 꼬마아이가 스님 한분 손을 꼭잡고
산을 타고 있는 모양입니다.


Waferboard 3, 1996
acrylic on waferboard


도시 속에서 늘 회색빌딩에 갇힌 채
이 삶이 최고라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입니다.
저역시 그렇게 네온싸인들을 쫓아쫓아 몽유병 환자처럼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지만,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고,
산과 바다의 푸르름을 잊고 살게 된다면
너무나 슬플 것만 같습니다.
리차드 터틀의 그림처럼
자연을 닮은 삶 살고 싶은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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