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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놀아본 언니들’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6-08-29 (월) 07:45 조회 : 1101
해야지.’ 둘째, 중요한 사고의 지점을 보여준다. 셋째, 모든 사람은 다 다르다는 점을 명심한다. 넷째, 월권하지 않는다. 나는 선생님도, 강연자도 아니고 그냥 언니다. 다섯째, 심리상담은 하지 않는다. 심리상담이 필요하면 병원으로 보낸다.”

-다른 건 알아듣겠는데, ‘둘째, 중요한 사고의 지점을 보여 준다’는 게 뭐예요?

“같은 고민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민의 지점들이 다 달라요. 공무원 준비생들이 ‘저, 1점 차로 떨어졌는데 1년만 더 할까요 말까요?’ 이런 걸 물어요. 그럼 제가 그러죠. ‘그 1점 사이에 2천명 있다는 거 나도 다 안다’고. ‘너는 1점과 2천명이라는 두 가지 팩트를 다 가지고 있으면서 1점 차이만 얘기하니? 결정은 너한테 달렸고, 두 가지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건지 네가 결정하라’고요. ‘1점 차로 떨어졌으니 1년만 더 할래요’ 하든가 ‘2000명 앞서갈 자신 없으니 그만둘래요’ 하든가….”

-사실 상담을 해준다면서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덮어둔 채, 처세술, 대인관계, 마인드컨트롤 같은 걸로 풀도록 조언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면에서 ‘좀 놀아본 언니들’은 달라 보여요. 자매간에 트러블이 잦은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좁은 방에서 같이 기거해야 하는 청년주거의 문제가 있다는 걸 지적한다든가 하는 점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비난도 많이 받았어요. ‘상담이란 게, 사회구조에 순응하게 하면서 고통을 무마하는 마취제 아니냐?’고요. 아무도 우리를 청년활동가로 봐주지 않아요. 파워블로거나 연예인 같은 존재로 보지. ‘너희들 그렇게 팬 많으면 세월호 집회에 3천명 데리고 와, 그렇게 못하니?’ 하면서요. 근데, 지금 취업 걱정, 연애 고민 하는 친구들한테 집회 가자고 하면 가겠어요? 먹고사는 데 급급해서 그 어떤 횡적인 유대도 가지기 어려운 아이들, 편의점에서 알바하는 아이들이 그나마 제일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는 곳, 돈도 시간도 없는데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피난처 같은 곳이 저희 상담소예요. 요즘 저희의 제일 큰 화두는 ‘그들의 일상적 고민을 어떻게 작은 행동으로라도 이어지게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는 최근 ‘청년들의 일상적 고민을 행동으로 풀어내는’ 본보기로, 청년활동가와 사회적 기업가 6개 팀을 선정해 ‘좀 놀아본 언니의 친구들’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청년대중과 활동가들 사이의 정서적 간극을 메우는 다리 구실을 하려는 것이었다.

이번 달엔 아주 작은 실천계획이라도 뭔가 해보겠다는 청년들을 공개모집해서 크라우드펀딩으로 모금한 돈을 활동지원금으로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열대어도감을 만들고 싶었지만 ‘돈 안 되는 짓’이란 타박에 엄두를 못 내던 청년 한 사람도 이 프로젝트로 격려금 50만원을 받았다. 돈도 돈이지만, ‘잘 되가요?’ ‘다 되면 꼭 보여줘요!’ 같은 동료 청년들의 댓글이 그를 용기 내게 할 것이다.

“요즘 청년들은 자기 브레이크가 강합니다. 얇은 빙판 위에서 삐끗했다간 곧바로 익사한다는 두려움에 발을 못 떼죠. 그런 아이들의 첫 발걸음이 그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를 몰고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제발 한 발만 떼어봐! 그렇게 응원하는 거죠.”

‘위험해, 멈춰 서!’ 하는 소리에 꼼짝달싹하지 못해온 헬조선의 젊은이들, 그들에게 ‘익사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판’을 제공하고 ‘용기있는 한걸음’을 응원할 더 많은 언니들이 필요하다.

녹취 김성희

▶ 이진순 풀뿌리정치실험실 ‘와글’ 대표. 언론학 박사. 새로운 소통기술과 시민참여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하는 것을 주업으로 삼는다. 사람 사이의 수평적 그물망이 어떻게 거대한 수직의 권력을 제어하는지, 평범한 사람들의 따뜻함이 어떻게 얼어붙은 세상을 되살리는지 찾아내는 일에 큰 기쁨을 느낀다. ‘열린 사람들과의 어울림’(열림)을 격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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