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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미공개 사진 봤더니, 너무 창피해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3-04-30 (화) 13:36 조회 : 17571

노무현 재단이 노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미공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총 10장의 사진이 공개됐는데, 그중에 제일 눈에 띄는 사진 중의 하나가 2007년 9월24일 추석 연휴를 맞아 김해와 진해의 해군기지에서 추석연휴를 보내던 노무현 대통령의 색소폰 연주 사진입니다.

남자에게 색소폰은 여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로맨스 중의 하나입니다. 색소폰 연주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떠나 연인 앞에서 색소폰을 들고 나오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 여자를 사로 잡을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연기자 차인표씨가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서 색소폰을 부는 모습을 보고 많은 여성들이 달콤한 로맨스를 꿈꿨고, 이에 반대로 남자들은 닭살 같은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악기 연주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1992년에 워싱턴의 한 모금집회에서 색소폰을 부는 모습으로 미국 유권자를 사로잡았듯이 노무현 대통령도 2002년 대선에서 직접 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선거 기간도 아니고, 퇴임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추석연휴에서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고 색소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신기하면서, 아니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006년 12월 16일, 공식일정이 없던 주말을 맞아 청와대 뒷편 북악산에 올라 휴식을 취하는 노무현 대통령. 출처: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대통령의 색소폰 사진과 바위에 앉아 곶감을 먹는 모습을 보면 조금 매치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좋게 말하면 소박하고, 단적으로 말하면 촌놈과 같은 대통령이었습니다.

가난한 집에 고졸 출신 대통령, 이 자체만으로 가문과 학벌을 따지는 한국사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로맨틱한 색소폰 연주를 하는 멋진 노무현 대통령과 늙은 중년의 아저씨처럼 곶감 먹는 모습을 보면 과연 노무현 대통령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아리송하기도 합니다.

' 노무현을 왜 좋아하는가?'

'아이엠피터'는 소위 말하는 '노빠'입니다. 그런데 누가 노빠라고 말하면 좋기도 하면서 싫습니다. 그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처럼 단정 짓기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시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가 대선에 나올 때도 아니고 서거한 후부터이니,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아이엠피터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게 됐을까요?

첫째는 그가 귀농인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인생의 가장 큰 목표가 자연 속에서 물질보다 정신을 중요시하며 함께 더불어 살자는 계획을 세웠던 저에게 그가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서 보여줬던 공동체 삶은 저를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습니다.

▲2006년 4월 1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모내기를 위해 물 댄 논을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 출처:사람사는 세상

모내기를 위해 물을 댄 논을 바라보고 저리 흐뭇해하는 표정은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농사가 얼마나 힘들고, 그 안에 어떤 수고가 있는지 알기에 논농사의 가장 기본이자 제일 중요한 물대기를 마친 논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엠피터가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정치가 아닌 그저 그의 귀농이라니 웃기겠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가 봉하마을을 손꼽기도 합니다.

또 하나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남긴 미완의 노력 때문입니다.

▲진보의 미래 연구관련 자료집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관한 자료를 찾으면서 얻게 된 자료가 '진보의 미래' 연구에 관한 자료집입니다. 이 자료집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난 이후에 측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게시판과 모임을 통해 '진보의 미래'에 대한 담론과 연구,토의를 했던 내용입니다.


이 자료집을 보면 지금 대한민국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지 다 나와 있습니다.

▲진보의 미래 자료집 목차.

'진보의 미래' 자료집을 보면 당시의 이슈는 물론이고, 진보주의 사상과 신자유주의,보수의 역사, 국가의 역할, 경제,국방,외교,정치 등의 의제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자들이 함께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하고, 각자가 알고 있는 지식과 자료를 공유하며 깊은 연구를 했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글 대부분이 온라인 중심으로 됐기 때문에 자료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도 여기서는 한 명의 참여자에 불과한 모습을 쉽게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정치를 전공하지 않았던 아이엠피터는 정치 글을 쓰면서 어떻게 글을 쓰고 무슨 방향으로 어떤 자료를 찾을지 막막했습니다. 단순히 어떤 이슈를 그냥 제멋대로 쓰기보다 그 안에 무엇을 생각하고 그 목표가 어딘지 중심을 못 잡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집을 보면서 대략적인 설계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어록이나 연설문을 보면서 들었던 감정적인 부분보다 실제로 이 자료집 속에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관을 보면서 가끔은 놀라기도, '아 맞아 이런 방향이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갈 모습이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남북간 군사력 비교에 관하여> 2009년 3월 9일, 노무현

참고할만한 좋은 기사가 있네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이런저런 안보관계 교육이나 보고에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남북 간 병력의 수,항공기,탱크, 기타 무기의 숫자를 단순 비교해놓고 우리의 군사력이 북한보다 훨씬 약하다는 도식적인 설명을 듣고는 좀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이전과는 좀 다른 보고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국방부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를 받아보니, 여전히 이전에 들었던 것과 꼭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통령을 바보 취급하는가 싶어서 불쾌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지만, 보고를 하는 사람들은 저의 그런 느낌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앗습니다. 문제의식이 서로 달랐던 모양입니다.

(중략)

그리고 그 이후에 다시 보고회의를 열어서, 실질적인 전쟁 수행 능력을 비교할 수 있는 분석모델을 개발하여 분별이 있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고내용을 바꾸어 보라고, 그것도 몇 번이나 강력하게 지시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이행이 잘되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오늘 다시 그때를 생각나게 하는 기사 하나를 읽으면서,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는 것인가? 세상은 무엇을 기준으로 변화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기사를 추천합니다.

(링크 기사: 남-북 병력,무기 등 단순 숫자 비교 반복, 종합전투력 시물레이션 자료조차 "없다")
이 글이 올라온 이후 남북한 군사력 비교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기사 (예:유류 사용량에 따른 군사력 등)가 올라옴


위의 글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군사력에 대해 대통령 이전의 생각, 대통령 당시의 상황,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남북 군사력을 생각해야 하는지가 잘 나와 있습니다.

단순히 남북한 전쟁 위협을 병력과 무기 숫자 등의 단순 비교로 끝내면 안 되고,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한 다양한 비교 분석을 통해 앞으로 남북한 군사력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이처럼 우리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을 고민하고, 무슨 자료를 찾아야 하며, 어떤 것을 연구하고 만들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공부했다는 점입니다.

' 노무현, 그가 퇴임 후에 하려고 했던 일'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 '진보의 미래'와 같은 토의를 하면서 수많은 자료, 책을 통해 온라인 담론을 나눴습니다. 자료집에는 치열한 신자유주의,진보,보수 등의 다양한 사상적 논의도 있었지만, 결론은 늘 단순했습니다.

< 왜 우리는 국가의 역할을 연구하려 하는가> 양정철

국가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오랜 시기 역사의 중심 주제였습니다. 그만큼 국가의 역할은 모든 사람들의 현재와 삶과 미래의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칩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논쟁이 있습니다만, 결국 논쟁의 중심엔 국가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 간의 논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국가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새삼스런 질문에서 출발해 보려는 것은 역사의 이 중심 주제야말로 진보와 보수의 정책-노선을 따져볼 수 있는 진지한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또 진보와 보수의 정책노선을 차분하게 따져보려는 것은, 회피할 수 없는 이 작업이야말로 왜곡된 정치구도와 뒤틀린 공론구조를 바로잡는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중략)


'진보의 미래'는 퇴임한 대통령 본인뿐만 아니라, 국정을 수행했던 경험자가 모여 과연 국가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 정리해보고 그것을 책으로 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국가의 역할에 따라 국민의 삶이 달라지고, 미래까지 영향을 미치기에 국가의 역할론에 대한 새로운 정립은 후대에도 중요한 자산과 경험이 됐을 수 있었습니다.

▲2007년 1월 14일 ASEAN+3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 보고서를 읽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출처: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도 늘 언론과 블로그, 칼럼, 책을 통해 공부하고자 했던 일은 과거 자신이 대통령을 재임하면서 실패했던 원인 분석과 무엇이 부족했는지, 또한 앞으로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느냐에 따른 방향 설정과 내용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논의를 해서 정권을 잡겠다는 생각보다 책을 통해 국민의 생각을 바꾸려고 했습니다.

<좋은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노무현

사람들은 열심히 시민운동을 하고, 촛불을 들고, 정권을 잡기위해 노력합니다. 세상을 바꾸자는 것이지요.

그러나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도, 촛불도, 정권도, 이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80년대 반독재 투쟁이 성공한 것은 국민이 생각하는 만큼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두 번이나 정권을 잡고 노력했지만, 그 동안의 민주주의와 진보의 성취 또한 국민이 생각하고 있는 수준 그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결국, 세상을 바꾸자면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과 함께 그 국가를 움직이는 국민의 생각이 훨씬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퇴임 대통령이 정치와 정책보다 오히려 국민으로 다시 초점이 바뀌었다는 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정치인도 대통령도 아닌 국민의 생각이고 그들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책과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일을 하는 목표를 가지고 이를 위해 늘 노력하고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 방법론까지도 연구했던 것입니다.

' 아~~부끄럽고 부끄럽다'

아이엠피터는 글을 어렵게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정치 학습이 덜 됐거나 지식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책 집필의 전제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손꼽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읽기 쉽고, 재미있고, 읽은 내용을 남에게 옮기기 쉬워야 합니다. 그리고 분량이 많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말해놓고 보니 불가능한 조건일 것 같기도 합니다'(노무현 대통령)

아이엠피터가 글을 쓰면서 꼭 명심하는 부분이 바로 저런 부분입니다. 누구나 읽기 쉽고,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재밌어야 하고, 누구나 퍼갈 수 있는 블로그. 그러나 제대로 하지 못함을 늘 통감합니다.

우선 분량도 가면 갈수록 길어지기도 하고, 재미보다는 일반 서술형이 되어가기도 하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지요.


▲2006년 10월 29일 장항 갯벌 현장 시찰을 위해 서천지역을 방문했다가 어린이를 만난 노무현 대통령.출처: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의 미래' 연구에서 줄거리를 아이들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경쟁 사회에서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살 것이며, 그 아이들의 삶을 국가가 어떤 역할로 대해야 할지를 고민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글을 쓰는 가장 큰 목적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것도, 무슨 명예와 돈을 얻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 요셉이와 에스더가 컸을 때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혼자 성공하지 않는 승자가 있는 사회, 성공이나 출세한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은 나라에서 살아가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팔아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있고, 노무현을 비난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하든 그들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대통령 노무현이 퇴임 이후에도 끊임없이 고민했던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만큼은 그들도 치열하게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개인적 노력은 중요합니다. 경쟁도 불가피합니다. 옛날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또 스스로 노력하고 성공하는 것은 미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때 국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2006년 12월 29일 2007년 신년사 촬영을 기다리며 차를 마시며 용비어천가가 새겨진 병풍을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 출처:사람사는 세상.

국가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뀌는 일이 아님을 노무현 대통령은 깨달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국민의 생각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고 국가가 바뀔 수 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 서거일이 다가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릴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한다면 단순히 그의 외형적인 모습을 통한 감정적인 그리움보다 이제는 정말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완성하지 못한 그가 꿈꾸었던 세상을 과연 우리가 제대로 떠올리기나 하고 있을까요? 그가 꿈꾸었던 세상, 국민이 바뀌고 이 때문에 세상이 바뀌는 모습의 중심은 국민이었고, 바로 우리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진정 그가 꿈꾸었던 세상의 본질을 잊고 사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의 죽음을 그리워하면서도 변화되지 못하고 사는 우리의 삶을 돌이켜보며, 창피함과 부끄러움을 느껴보는 하루가 됐으면 합니다. 그가 남긴 미완의 꿈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그를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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