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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선]정치검사냐, 민주공화국 검사냐
글쓴이 : 시냇물  (121.♡.55.55) 날짜 : 2019-09-08 (일) 20:57 조회 : 80

우리들은 제도를 바꾸는 것에 관하여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자리에 앉은 사람이 중요하지, 제도는 아무리 바꿔봐야 소용이 없더라.’ 하지만 제도를 바꾸어야 사람이 바뀔 수 있다. 제도가 잘못되어 있을 때 탐욕스럽고 불공정한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정의로운 이들이 공직을 떠나게 된다. 권력자가 권한을 자의적으로 사용하고, 마땅히 해야 할 임무를 다하지 않는 것도 제도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제도를 개정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보장책은 아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고치는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제도개정 없이는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조차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편, 공정한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은 민주주의를 확보하는 문제이다. 시민들이 권력과 법제도의 공정한 작동에 대하여 믿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제도가 잘못되어 있을 때 시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회의하게 되며, 공동체의 본질적인 문제에 관하여 토론할 의욕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검찰이 독립성과 공정성을 잃고 정치권력의 칼로 전락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의 검찰로 새로 태어날 것을 약속하지만 그 약속을 믿는 사람은 없다. 검찰 문제의 본질은 소위 ‘정치검사’이다. 정치검사란 정치 또는 경제 권력자들과 거래하는 검사들이다. 그들은 거래를 통하여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더 큰 권한을 확보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통하여 다시 더 높고 큰 권력과 거래를 한다. 그들은 옳고 그름의 가치를 최우선시해야 할 직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최우선하는 가치는 힘과 권력이다. 더 큰 힘을 얻을 것인지 여부는 이들이 권한을 행사함의 결정적인 판단기준이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한다. 국가의 이익을 위한 일과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일을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이 존중받는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 높고 힘이 센 자들만이 존중되는 사회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들 정치검사들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검찰의 공정성과 중립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는 정치검사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 검찰의 문화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정치검사의 문화를 소거하는 것이다. 권력남용에 대한 최선의 처방은 항상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도입이다.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다른 기관에 부여한다면, 그래서 그 권력에 대한 경쟁과 감시가 작동하게 된다면 무엇보다도 정치검사들의 거래가 가능하지 않게 된다. 검찰 권력의 윗물이 맑아지고, 아랫물에도 자연스럽게 긍정적 변화가 생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립하여 검찰 권한의 일부를 나누고, 경찰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검찰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방안인 것은 아니다. 단지 정치검사들이 권력자들과 거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차단될 뿐이다. 그럼에도 검사들은 이 제도개선에 반대하고 있다. 정치검사들이 전횡하던 현실에도 묵묵하게 복종하던 이들이 검찰을 바로세우기 위한 제도개선에 반대하는 현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대통령과 여당의 의도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 검찰은 이미 최고 권력의 칼이다. 그럼에도 검찰개혁에 힘을 쏟는 것은 검찰 권력을 손쉽게 이용하는 이익을 포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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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이 공정한 검찰을 만들기 위한 제도개혁에 반대하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검찰로 복귀하는 길을 스스로 차단하는 일이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권한을 자신들의 능력으로 확보한 ‘권력의 영토’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과거 정치검사들의 행태에 다름 아니다. 민주주의 공화국 이익과 검찰의 이익은 결코 다른 편에 서 있지 않다. 정치검사가 될 것인가, 민주공화국의 검사가 될 것인가? 검사들은 선택해야 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062037005&code=990100#csidxadf1917287faf41903ef147d2e79c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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