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BER LOGIN

MEMBER LOGIN

총 게시물 3,843건, 최근 0 건
   
[시사] 세상읽기]누가 조국에게 돌을 던지나?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교수
글쓴이 : 시냇물  (121.♡.55.55) 날짜 : 2019-09-08 (일) 20:50 조회 : 472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성경에 나오는 예수 말씀이다. 한 사람을 죄인으로 내몰며 돌을 들고 단죄하려는 분노한 군중이 있었다. 그들을 향해 예수는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돌을 던지지 못했다. 죄 없는 자가 없었기에.

[세상읽기]누가 조국에게 돌을 던지나?

약 2000년 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논란 때문이다. 당시 군중이 오늘의 많은 군중(언론 포함)과 다른 점은, 스스로 죄를 ‘인정’한 것! 지금은 예수가 없어서일까? 특히, 죄 ‘많은’ 자들이 돌로 ‘융단 폭격’하는 건 왜? 사회심리학적으로, 경쟁과 차별의 사회에서 상처받아 두려움에 빠진 이들은 그 트라우마를 특정 대상에게 공격적으로 투사하기 쉽다. 이를 넘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사람 그 자체를 볼 것인가 아니면 그를 둘러싼 시스템을 볼 것인가? 물론, 사람도 시스템도 봐야 한다. 일례로, 후보자는 (학교법인까지 가진) ‘있는’ 집 출신으로, 일류대 졸업 후 박사 학위까지 한 다음 모교 교수가 되었다. 문재인 ‘촛불정부’의 민정수석을 거쳐 장관 후보가 됐다. 게다가 10억원대 사모펀드 투자까지 한, 이른바 ‘강남 좌파’다. 그 딸은 고교 때 영어 논문의 제1저자가 될 정도로 ‘특출’했다. 이래저래 욕먹을 일도 있겠다. 그러나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보란 지적은, ‘빈익빈 부익부’ 사회구조를 고쳐야지 사람 탓만 해선 안된단 얘기다. 사실 현 시스템은 부의 격차가 교육 격차로, 또 이게 직업 격차와 수입 격차로 이어져 확대 재생산된다.

따라서 이런 ‘격차 사회’의 틀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고 개인만 탓하는 건 문제다. 그러나 그렇다고, ‘열심히’ 해서 탁월한 성과를 냈으니 문제없다거나 심지어 누구 말처럼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 할 순 없다.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민주화만 신경 쓰고 사회적 불평등 해결에 앞장서지 못해 제 아이가 혜택을 입은 점은 반성한다’거나 ‘젊은 세대에게 실망과 상처를 준 점은 죄송하다’고 한 건 그 나름의 사회적 책임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이른바 ‘586세대’가 직면한 공동의 현실이다. 박정희 세대가 ‘산업화’만이 잘사는 길이라 했다면, 1970~80년대의 피 끓는 청년들에겐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전되자 당황한 국내외 자본은 ‘세계화’를 밀어붙였다(물론, 자본주의 적응이 아니라 그 극복은 늘 금기다). 그사이 정치 민주화는 약진하되, 사회경제 민주화는 걸음마다. 지금도 여전한 장시간 노동과 고용불안, 차별과 불평등, 노조 억압, 일중독, 산업재해, 취약한 복지 등이 그 증거다. 결국, 개인을 넘어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둘째, 인물 자체도 직무수행 능력과 의지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신상털기’ 하듯) 위법이 의심되는 그 모두를 ‘완벽’ 검증할 것인가? 예수가 간파했듯, 누구나 잘못은 범한다. 이를 겸허히 인정한다면, 인물 검증의 현실적 기준은 ‘완벽성’이 아니라 ‘수행성’이어야 한다. 인간적 망신주기나 관음증은 더 안된다. 무엇보다 법무부 장관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모순을 척결하고, 국회의원 등 공직자 비리를 없애야 한다. (가진 자) ‘만 명’에게만 평등한 법을 만인에게 돌려주고, ‘전관예우’도 없애야 한다. (김기춘-우병우-황교안-양승태식 사법농단을 넘어) 검찰개혁과 사법정의 구현을 위한 진정성과 역량이 있으면 충분하다. 사실, 장관보다 중요한 건 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높이는 것. 다만, 무능이 거듭 드러나면 언제든 소환할 장치를 만들자! 역으로, 완벽성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같은 잣대로 역대 법무부 장관들을 재검증하면 어떨지? 또 그 완벽성을 바로 자신에게 적용하면 어떤가?

셋째, 합법성의 잣대에 갇힐 것인가, 물신성에 주목할 것인가? ‘가진’ 자가 ‘더’ 갖기 위해 펀드에 ‘합법’ 투자를 했다 치자. 그러나 불평등이나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려면 합법성 잣대를 넘어 물신성을 극복해야 한다. 노동, 상품, 화폐, 자본, 경쟁, 시장, 종교, 학벌, 권력의 물신성이다. 물신성이란 특히 화폐(권력)의 지배 아래 본연의 인간성을 상실하고 그들을 우상 숭배하는 것이다. 이 물신성 극복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더라도 쉽진 않다. 물신주의가 사회 전반에 깊이 내면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iframe src="http://www.khan.co.kr/ad/adInfoInc/khan/KH_View_MCD.html?igs=n" width="250" height="250" frameborder="0" scrolling="no" marginwidth="0" marginheight="0" vspace="0" hspace="0"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width: 0px; border-style: none; outline: none 0px; vertical-align: baseline; background: none 0px 0px repeat scroll transparent;"></iframe>

2000년 전 예수의 말을 경청했던 군중들처럼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과 사회를 깊이 성찰할 일이다. 장관 임명과 무관하게, 이런 성찰 과정이 사회를 한층 고양할 것이다. 이 과정이 없다면 인사 검증이란 늘 ‘돌(石) 잔치’에 그친다. 대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나?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062202035&code=990100#csidxebbae62cd6c90b1b61d1058f691daef 

   

총 게시물 3,843건, 최근 0 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793 [시사]  김정은 위원장 왜 뿔났나? 시냇물 11-10 292 0
3792 [시사]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 내쫒는 게 정답이다 시냇물 11-10 222 0
3791 [일반]  블록체인 혁명과 서초동 태극기 물결 <기고> 김상일 전 한… 시냇물 11-10 234 0
3790 [책]  "저는 '인간'이 아니라 '인적 자본'입니다" 시냇물 10-18 305 0
3789 [인물]  고문과 옥살이, 재심과 무죄... 19세 소년의 5.18 이후 삶 시냇물 10-17 307 0
3788 [일반]  내몽골 초원으로 떠났다...은하수가 쏟아졌다 [프레시안 공정여… 시냇물 09-20 766 0
3787 [일반]  마침내 나는 개가 되었구나... 언론인인 게 부끄러웠다 시냇물 09-18 569 0
3786 [시사]  경제직필]경기 위기, 일본이 반면교사 홍성국 혜안 리서치 대표 시냇물 09-12 481 0
3785 [일반]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연재… 시냇물 09-12 465 0
3784 [시사]  쌍차 전원 복직 그 후 1년... "우릴 벼랑으로 내모는 21억" 시냇물 09-12 424 0
3783 [일반]  그렇소, 우린 사회주의자요. 아직? 아니 지금이야말로! [장석준 … 시냇물 09-10 453 0
3782 [일반]  "조선·동아 친일·반민족행위 100년 역사 세상에 알릴 터" 시냇물 09-10 468 0
3781 [일반]  시선]정치검사냐, 민주공화국 검사냐 시냇물 09-08 443 0
3780 [시사]  세상읽기]누가 조국에게 돌을 던지나?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 시냇물 09-08 473 0
3779 [시사]  "나경원 자녀 의혹 특검해야" 국민청원 20만명 넘어 시냇물 09-08 465 0
3778 [언론비판]  조선일보·TV조선, 가장 불신하는 매체 1·3위 시냇물 09-08 446 0
3777 [시사]  '심상정-우원식 규탄 시위', 어떻게 나왔나 했더니 시냇물 09-08 417 0
3776 [책]  한국은 왜 아동송출국이 되었나 시냇물 09-08 412 0
3775 [일반]  후쿠시마 사고와 도쿄올림픽 시냇물 09-05 282 0
3774 [일반]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 우리는 왜 질문해야 하는가 시냇물 09-05 340 0
3773 [일반]  직설]자소서 관리 총력전에 희미해진 배움의 이유 시냇물 09-05 294 0
3772 [좋은 글]  아버지가 아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은 일찍 죽는 것이다 … 시냇물 09-05 299 0
3771 [시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지지하는 이유 시냇물 09-05 236 0
3770 [시사]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한다 <연재> 고석근의 … 시냇물 08-30 363 0
3769 [일반]  삼촌 잡으려 밤마다 보초 선 열세 살 조카 시냇물 08-30 363 0
3768 [인물]  "섬과 섬 주민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시냇물 08-30 362 0
3767 [일반]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어디서나 쇠사슬에 묶여 있다 <… 시냇물 08-21 522 0
3766 [정보]  KAL858, 교민 상대 대북규탄 유도 시냇물 08-21 460 0
3765 [시사]  서울 한복판에서 굶어죽은 탈북 엄마와 아들 <기고> 이흥… 시냇물 08-21 466 0
3764 [일반]  맹호도 <연재> 심규섭의 아름다운 우리그림 (192) 시냇물 08-21 505 0
3763 [시사]  전태일 분신 뒤 구로공단 갔던 서울대생 이영훈 시냇물 08-13 333 0
3762 [일반]  남성들에게 묻는다, 무엇이 섹스인가? 신필규(mongsill) 시냇물 08-13 304 0
3761 [시사]  머리 기르러 서울대 갔던 조국, '두꺼비'에서 장관 후… 시냇물 08-13 277 0
3760 [일반]  전우용의 우리시대]식민잔재 ‘청산의 시대’ 전우용 | 역사학자 시냇물 08-13 272 0
3759 [시사]  ]피해자의 품격, 국가의 품격 시냇물 08-13 244 0
3758 [시사]  “북한의 소는 누가 키우나?” <칼럼> 김동엽 경남대 극동… 시냇물 08-08 410 0
3757 [일반]  우리의 백두산, 중국의 창바이산 시냇물 07-27 307 0
3756 [책]  책과 삶]‘가슴’ 편한 사회를 권하다 시냇물 07-27 290 0
3755 [시사]  기고 뼛속까지 친일 한국당, 총선에서 쓸어버리자! 시냇물 07-27 407 0
3754 [시사]  성명서: 삼성과 문재인 정부는 김용희씨를 저렇게 죽게 내버려 … 시냇물 07-27 281 0
3753 [일반]  ‘정수일의 여행기’를 고대하며 <노회찬 유고> 정수일 선… 시냇물 07-23 326 0
3752 [책]  김종철의 생태사상론 "생태문명 전환의 열쇠는 정치" 시냇물 07-18 403 0
3751 [일반]  사냥꾼도 세상을 두려워하는 순간 토끼에게조차 업신여김을 당할… 시냇물 07-18 380 0
3750 [좋은 글]  사유와 성찰]새만금을 세계평화의 ‘비무장지대’로 시냇물 07-07 347 0
3749 [일반]  “불편해도 괜찮아요” 오수경 자유기고가 시냇물 07-05 319 0
3748 [정보]  ]우리가 모르는 북극과 남극 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 시냇물 07-05 369 0
3747 [일반]  10년 전과 달라진 북한 관광 시냇물 06-29 513 0
3746 [시사]  "박근혜 댓글조작 묻으려 간첩 조작... 가장 끔찍했던 건" 시냇물 06-28 450 0
3745 [책]  아름다운 세밀화에 담은 우리 땅의 동·식물, 겨레의 삶 <화… 시냇물 06-27 454 0
3744 [시사]  세상읽기]‘무서운 중2’ 뺨치는 한국당 시냇물 06-27 417 0
처음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끝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수집거부  |  포인트정책  |  사이트맵  |  온라인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