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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세상읽기]누가 조국에게 돌을 던지나?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교수
글쓴이 : 시냇물  (121.♡.55.55) 날짜 : 2019-09-08 (일) 20:50 조회 : 76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성경에 나오는 예수 말씀이다. 한 사람을 죄인으로 내몰며 돌을 들고 단죄하려는 분노한 군중이 있었다. 그들을 향해 예수는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돌을 던지지 못했다. 죄 없는 자가 없었기에.

[세상읽기]누가 조국에게 돌을 던지나?

약 2000년 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논란 때문이다. 당시 군중이 오늘의 많은 군중(언론 포함)과 다른 점은, 스스로 죄를 ‘인정’한 것! 지금은 예수가 없어서일까? 특히, 죄 ‘많은’ 자들이 돌로 ‘융단 폭격’하는 건 왜? 사회심리학적으로, 경쟁과 차별의 사회에서 상처받아 두려움에 빠진 이들은 그 트라우마를 특정 대상에게 공격적으로 투사하기 쉽다. 이를 넘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사람 그 자체를 볼 것인가 아니면 그를 둘러싼 시스템을 볼 것인가? 물론, 사람도 시스템도 봐야 한다. 일례로, 후보자는 (학교법인까지 가진) ‘있는’ 집 출신으로, 일류대 졸업 후 박사 학위까지 한 다음 모교 교수가 되었다. 문재인 ‘촛불정부’의 민정수석을 거쳐 장관 후보가 됐다. 게다가 10억원대 사모펀드 투자까지 한, 이른바 ‘강남 좌파’다. 그 딸은 고교 때 영어 논문의 제1저자가 될 정도로 ‘특출’했다. 이래저래 욕먹을 일도 있겠다. 그러나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보란 지적은, ‘빈익빈 부익부’ 사회구조를 고쳐야지 사람 탓만 해선 안된단 얘기다. 사실 현 시스템은 부의 격차가 교육 격차로, 또 이게 직업 격차와 수입 격차로 이어져 확대 재생산된다.

따라서 이런 ‘격차 사회’의 틀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고 개인만 탓하는 건 문제다. 그러나 그렇다고, ‘열심히’ 해서 탁월한 성과를 냈으니 문제없다거나 심지어 누구 말처럼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 할 순 없다.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민주화만 신경 쓰고 사회적 불평등 해결에 앞장서지 못해 제 아이가 혜택을 입은 점은 반성한다’거나 ‘젊은 세대에게 실망과 상처를 준 점은 죄송하다’고 한 건 그 나름의 사회적 책임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이른바 ‘586세대’가 직면한 공동의 현실이다. 박정희 세대가 ‘산업화’만이 잘사는 길이라 했다면, 1970~80년대의 피 끓는 청년들에겐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전되자 당황한 국내외 자본은 ‘세계화’를 밀어붙였다(물론, 자본주의 적응이 아니라 그 극복은 늘 금기다). 그사이 정치 민주화는 약진하되, 사회경제 민주화는 걸음마다. 지금도 여전한 장시간 노동과 고용불안, 차별과 불평등, 노조 억압, 일중독, 산업재해, 취약한 복지 등이 그 증거다. 결국, 개인을 넘어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둘째, 인물 자체도 직무수행 능력과 의지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신상털기’ 하듯) 위법이 의심되는 그 모두를 ‘완벽’ 검증할 것인가? 예수가 간파했듯, 누구나 잘못은 범한다. 이를 겸허히 인정한다면, 인물 검증의 현실적 기준은 ‘완벽성’이 아니라 ‘수행성’이어야 한다. 인간적 망신주기나 관음증은 더 안된다. 무엇보다 법무부 장관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모순을 척결하고, 국회의원 등 공직자 비리를 없애야 한다. (가진 자) ‘만 명’에게만 평등한 법을 만인에게 돌려주고, ‘전관예우’도 없애야 한다. (김기춘-우병우-황교안-양승태식 사법농단을 넘어) 검찰개혁과 사법정의 구현을 위한 진정성과 역량이 있으면 충분하다. 사실, 장관보다 중요한 건 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높이는 것. 다만, 무능이 거듭 드러나면 언제든 소환할 장치를 만들자! 역으로, 완벽성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같은 잣대로 역대 법무부 장관들을 재검증하면 어떨지? 또 그 완벽성을 바로 자신에게 적용하면 어떤가?

셋째, 합법성의 잣대에 갇힐 것인가, 물신성에 주목할 것인가? ‘가진’ 자가 ‘더’ 갖기 위해 펀드에 ‘합법’ 투자를 했다 치자. 그러나 불평등이나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려면 합법성 잣대를 넘어 물신성을 극복해야 한다. 노동, 상품, 화폐, 자본, 경쟁, 시장, 종교, 학벌, 권력의 물신성이다. 물신성이란 특히 화폐(권력)의 지배 아래 본연의 인간성을 상실하고 그들을 우상 숭배하는 것이다. 이 물신성 극복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더라도 쉽진 않다. 물신주의가 사회 전반에 깊이 내면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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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 예수의 말을 경청했던 군중들처럼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과 사회를 깊이 성찰할 일이다. 장관 임명과 무관하게, 이런 성찰 과정이 사회를 한층 고양할 것이다. 이 과정이 없다면 인사 검증이란 늘 ‘돌(石) 잔치’에 그친다. 대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나?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062202035&code=990100#csidxebbae62cd6c90b1b61d1058f691da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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