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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사유와 성찰]새만금을 세계평화의 ‘비무장지대’로
글쓴이 : 시냇물  (61.♡.76.122) 날짜 : 2019-07-07 (일) 21:37 조회 : 531

사유와 성찰]새만금을 세계평화의 ‘비무장지대’로

원익선 원광대학교 정역원 교무

새만금간척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뭇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갯벌이 돌과 흙으로 뒤덮이고, 천혜의 자연에 의지해 살던 어민들이 뿔뿔이 흩어진 자리에 남은 것은 황량한 벌판뿐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났는가. 욕망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짓밟은 노태우 대통령후보가 호남표를 얻기 위해 선거공약으로 내건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약 3조원을 쏟아붓고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토지를 얻었지만, 그 위에 들어선 것은 무엇인가.

처음 내건 슬로건은 국토확장과 농경지 확보였지만 복합산업단지, 농수산물 생산지, 동북아 경제중심지, 산업과 관광지 등 오락가락해온 것을 보면,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다. 심지어 한 정치인은 국제적인 카지노산업을 제안하기까지 한다.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탐욕의 산물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불행한 탄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2001년 각계의 인사·시민단체로 구성된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의 1인 시위와 릴레이단식, 1400여명의 ‘새만금사업 중단촉구 시국선언문’, 2003년 3월 하순부터 두 달 동안 새만금에서부터 300㎞에 달하는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단행한 종교인들. 28년 동안 무지와 허망함을 배운 것 외에 무엇이 더 있는가. 세계 최장의 방조제 길이가 무슨 자랑인가. 수십억년에 걸쳐 형성된 자연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죄악에 대한 우리 자신의 반성은커녕 후안무치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래서 과감히 제안한다. 절망의 이 땅을 세계평화를 위한 희망의 비무장지대로 만들자. 결론은 간단하다. 세계 정치·경제·문화·종교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왕이면 포부를 크게 갖고, 유엔과 유네스코 본부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금융기관과 기업의 본부, 세계종교연합 본부, 세계적인 NGO단체 등을 유치하여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자. 공항 하나쯤 건설하여 24시간 개방하면, 우리가 원하던 국제적인 도시가 되지 않겠는가.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중립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나는 2년 반의 청춘을 전방의 비무장지대(DMZ)에서 보냈다. 지뢰로 훈련소 동기 한 명을 잃었다. 80년대만 해도 군대에서 한 해 30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자살과 사고로 죽었다. 휴전상태이지만 매일매일 소리 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다. 그 현장에서 나는 한반도 전체가 중립화되고, 비무장지대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했다. 드디어 2000년 남북은 ‘6·15공동선언’에서 남한의 연합제와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방안에 합의했다. 최근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번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희비의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한 주 전에는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이쯤 되면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영세중립 통일방안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영세중립국은 유엔이 인정한 투르크메니스탄을 비롯하여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이 있다. 이들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주변 국가들의 상시적인 위협과 침입이 잦았다. 한반도에는 아예 몽골, 청나라, 일본에 이어 지금은 미국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과연 자주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럴 바에는 한반도를 세계가 공인하는 중립지대로 만든다면 오히려 주변 국가들도 이익을 얻을 것이다. 상상해보라.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회의가 일상처럼 열리고, 안전이 보장된 전 세계 기업가들의 활기찬 비즈니스 모습을. 그리고 국가 예산의 무려 10%나 되는 국방비가 교육과 복지에 쓰이는 행복한 순간을.

평화는 이제 하나의 권리가 되었다. 1976년 유엔 인권위원회는 “모든 사람은 국제 평화와 안보가 유지되는 가운데 살아갈 권리와 사회권과 자유권을 온전히 향유할 권리가 있다”는 대중의 평화권을 선언했다. 또한 1984년 유엔총회는 “지구상 모든 인류는 신성한 평화권을 갖는다”는 평화권 선언을 채택하고, 또한 평화권 향유를 “각국의 근본적 의무”로 확립했다. 나아가 2010년 국제평화권대회에서 채택된 ‘산티아고 평화권 선언’은 “권리와 의무 보유자”로부터 “평화권을 실현할 의무”에 이르기까지 13절의 항목으로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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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 군비경쟁이 가속화된다면 국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불신과 증오의 비용이다. 이러한 부조리에서 벗어나는 길은 한반도를 평화중립지대로 영구히 정착시키는 것이다. 새만금에 청정산업을 유치하고자 한다면, 무공해에 가까운 평화산업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처럼, 김구 선생의 이상인 문화대국과 함께 우리 모두 평화대국을 꿈꾼다면 머지않아 한반도는 평화의 성지가 될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할 뿐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7052017005&code=990100#csidxa24e56205e32c65bb9f753f91e45b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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