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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박근혜 댓글조작 묻으려 간첩 조작... 가장 끔찍했던 건"
글쓴이 : 시냇물  (61.♡.67.74) 날짜 : 2019-06-28 (금) 15:11 조회 :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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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씨는 '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다. 말 그대로 국정원이 유우성씨를 간첩으로 조작하려 했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일부 성공했다. 많은 대중이 그를 북에서 내려온 간첩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유우성씨는 2004년 북한을 떠나 한국에 들어온 재북화교 출신이다. 그는 중국에 있는 가족을 한국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노력 끝에 2012년 10월 30일 동생 유가려씨가 제주공항에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국정원은 탈북자로 신고해 유가려씨를 경기도 합동신문센터로 보냈고 그렇게 끌려간 동생은 "오빠는 간첩"이라고 진술했다. 

이후 유씨는 국내 탈북자 200여 명의 정보를 북한에 넘겨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씨는 2013년 1월 간첩혐의로 체포됐고 세상은 이 사건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이라고 불렀다. 

북한에 정보를 넘겼다는 누명을 쓰고 간첩으로 몰린 유우성씨는 변호인단과 시민사회의 도움으로 2015년 10월 29일 대법원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경험한 피해의 기억과 여파는 사라지지 않았다. 청년담론은 유우성씨를 만나 국가보안법과 이방인의 관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 기사는 3월 11일에 DMC역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재구성한 내용이다.

나는 '국가보안법 피해자' 유우성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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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개최된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 11명의 시민사회 대표 중 한 명으로 세계인권선언을 낭독했다. 어떤 계기로 그곳에 초청되었는지, 국가보안법 피해자로서 한국사회의 '인권'에 대한 인상은 어떠한지? 
"인권위원회에서 연락이 왔다.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사람이라 나를 초대한 것 같았다. 우리나라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신 정권 때부터 많은 분이 수색을 당했다. 사회 계층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조작의 대상이 되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후 재심을 통해 조작된 사건들이 밝혀졌지만 지금도 국가보안법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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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북한과 관련된 법이 세 가지가 있다. 형법, 남북교류법, 국가보안법 등이 그것이다. 처벌하는 기준은 검찰의 재량에 달려 있다. 형법으로 처벌하든,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든, 남북교류법으로 처벌을 하든 검찰 마음이다. 처벌의 수위가 달라서 검찰 권력의 개입이 유효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북한에 가면 안 된다. 그런데 누군가 북으로 넘어갔을 때 국가보안법은 가장 낮은 형량이 7년, 형법으로 처벌할 경우 2~3년, 남북교류법으로 처벌할 경우 벌금만 내면 된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어떤 잣대를 들이대느냐'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 기준점이 모호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대부분은 보수 정권일 때 간첩 조작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내 사건을 예로 들어보겠다. 2012년 말 당시 대선이 있었다. 국가정보원이 댓글 조작을 통해 특정 후보를 밀어주고 있던 시기다. 그렇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는데 국정원에 대한 여론이 정말 좋지 않았다. 그 시기에 서울시에서 최초로 탈북자 공무원이 근무하게 되었다. 그게 바로 나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 밑에서 일하던 탈북자가 간첩이라며 사건이 조작됐다. 조작된 사건은 대선 댓글 조작을 완전히 묻어버렸다. 제도에 대한 조치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간첩 조작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 국정원의 간첩조작 혐의에 대한 대법원판결까지 다 끝난 게 2015년이지만 최근까지 관련된 사건들의 판결들이 계속되고 있다. 간첩 조작에 일조했던 국정원 직원들에 관련된 판결일 텐데 재판과정이나 결과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형사재판은 세 가지 과정을 거친다. 1심, 2심, 3심이 그것이다. 내 사건은 2015년에 3심까지 다 끝났다. 1심 때부터 조작된 내용이 밝혀지기 시작했으나 2심부터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언론이 다루기 시작하자 검찰은 2014년도 일어난 증거 조작에 관련해서도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검찰 조직이나 국정원 수사관들이 조작에 가담한 주체들이라고 볼 수 있기에 문제점이 많았다. 법무부는 자기 식구를 감싸느라 담당 검사 2명을 기소하지 않고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냥 한 달 동안 쉰 것이다. 이후 검사로 복직했다. 지휘권을 가진 검사가 증거를 조작해 한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데도 너무나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솔직히 처벌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국정원 관련된 사람들도 기소는 됐지만 처벌받지는 않았다. 국정원이라는 큰 조직이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도 팀장이라는 사람 한 명과 조선족 두 명만 처벌했다. 나머지는 처벌이 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뀐 후에 조사 TF팀이 따로 꾸려지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조사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국정원에 관련된 사람들을 판결할 때 처벌 수위를 낮춰서 집행하고 있다. 국정원에서 오랫동안 국가를 위해 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4~5년 구형된 것들을 1년 6개월로 감형해서 하고 있다. 중국 공문서 조작을 주도한 국정원 김아무개 과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 상급자인 이아무개 전 대공수사처장에겐 징역 1년 6개월 선고한 것이 예다. 

계속해서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고,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간첩 사건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누가 그 제물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다 함께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바뀌는 게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간첩 조작 했던 사람들은 포상, 나는 누가 보상해주나
 
 보수단체 "종북세력 국정원을 흔들지 말라"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2014년 3월 22일 서울 서초구 국정원 앞에서 간첩 혐의자 유우성 및 종북 정당 규탄 맞불 집회를 벌였다. 이날 이들은 "재판중인 국정원 댓글 사건을 앞세워 국정원을 무력화시키고 1년 동안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정원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  보수단체 "종북세력 국정원을 흔들지 말라"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2014년 3월 22일 서울 서초구 국정원 앞에서 간첩 혐의자 유우성 및 종북 정당 규탄 맞불 집회를 벌였다. 이날 이들은 "재판중인 국정원 댓글 사건을 앞세워 국정원을 무력화시키고 1년 동안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정원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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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첩으로 조작하기 위한 범법행위들이 국정원에 의해 자행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끔찍했던 일은 무엇인가? 
"구속됐을 때 영치금을 넣어줄 가족이 한국에 없었다. 우표조차 살 돈이 없었다. 국가보안법으로 잡혀들어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가족도, 돈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국정원이나 정부를 상대로 변호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해서 변호사들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나도 초반에는 변호사 없이 조사를 받았다.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 

간첩으로 잡히면 증거에 기반한 게 아니라 간첩이라는 틀에 나를 끼워 맞추는 느낌이 든다. 어떤 항변을 해도 국가라는 그 큰 조직이 나의 말을 무시하고 제시하는 증거에 나를 끼워 맞춘다. 형사 재판 중 언론은 연약한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걸 꺼렸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심리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보름 정도 혼자 조사를 받은 후 내가 다니던 성당의 신부님에게 민변 측 변호사들을 소개받았다. 이후 이들이 나를 변호해줬다." 

- 한국 사회에선 무죄판결을 받았어도 국가보안법과 엮여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변의 시선과 사회적인 편견을 벗어나기 힘들다. 유사한 경험이 있는지? 본인을 편견으로 대했던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사실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저 사람이 간첩이다'라고 하면서 사람들이 날 다 무서워했다. 도움을 받거나 응원을 받기는커녕 이미 간첩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 부분이 정말 힘들었다. 국가보안법의 형량은 평균 7년~8년, 많게는 30년이다. 그 형을 살고 나오면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자식들은 부모가 간첩이라는 이유로 사회 진출이 힘들어진다. 말 그대로 풍비박산 나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는 내가 억울하게 보낸 그 시간에 대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보상받을 수도 없다. 

잘못된 언론도 많다. 북한이 당장 쳐들어온다든가 하는 북한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는 보도를 많이 한다. 계속해서 북한을 괴물로 만들고 다가가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잘못된 보도로 인해 '국정원도 무슨 증거가 있으니 저 사람을 잡아간 것 아니냐'라는 인식이 퍼졌다. 현재 나는 사회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좋은 사람도 있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가려 하고 있다. 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지고 그게 조작이었다는 게 밝혀진다 해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할 수밖에 없다. 

간첩 조작을 했던 사람 중에는 국회의원도 있고 높은 위치의 공직자도 있다. 늦게라도 이들을 처벌해야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안 되고 있어 답답하다. 굳이 나를 위한 것,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과거에 간첩 조작을 하고 가학 행위를 했던 사람들에게 오히려 명예를 부여하고 포상을 줬던 부분들은 모두 낱낱이 밝혀내고 회수해야 한다. 변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흐른다면 조작 사건이 또 일어날 거고 피의자들은 그걸 공로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예방될 리가 없다."

- 언론사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생겨난 본인에 대한 오해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
"TV조선과 채널A는 '간첩이 자료를 북에 넘겼다' '누군가가 북한에서 (유우성을) 봤다' '혹은 봤다는 말을 들었다' 등의 전혀 사실이 아닌 것들을 '누군가 제보를 해왔다'라면서 보도를 했다.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소송을 해 이겼지만, 해당 방송사들은 사람들이 아무도 보지 않는 새벽 시간에 10~15초 동안 '이런 부분이 잘못되었습니다' '정정합니다'라고 띄우는 것으로 끝냈다. 한두 달 동안 메인에 띄워놓고 보도하던 이 잘못된 사실들을 몇 초에 정정 보도로 끝낸 것이다. 오해가 풀리지 않은 채 끝나버린 게 억울하다."

- 어렵게 남쪽까지 왔는데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혐의를 덮어쓰게 되었다. 이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닐 거라고 생각된다. 북쪽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함과 동시에 그들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더 이런 일을 쉽게 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회에서 조작을 해도 권력이나 돈이 있는 사람들은 당하지 않는다. 반항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주로 그 먹잇감이 된다. 나뿐만 아니라 탈북자 20명여 명도 간첩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정확하진 않다. 나는 그 모든 사람이 다 간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작된 사건들이 분명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 어떤 지위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조작되는 건 본 적이 없다. '법은 본래 약자를 보호하고 강자를 제재해야 하는데 오히려 약자를 버려두고 강자를 보호'하고 있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 탈북자들이 남한에 내려왔을 때 국정원이나 국가기관은 어떤 조처를 하나? 
"합신센터라는 곳에서 3개월 정도 조사를 받는다.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는데 그곳에서 간첩인지 밝히는 과정을 거친다. 탈북자들은 죄를 지어 한국에 온 것이 아닌데 구속된 상황 속에서 조사를 받는다. 대한민국 법상으로는 북한에 있는 사람들도 우리나라 국민이다. 지나가는 국민 붙잡고 3개월 동안 조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보호도 전혀 받지 못한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10년 전 내가 한국에 왔을 때는 그랬다. 현재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변하지 않은 채 그런 환경에서 조사를 받는다면 간첩으로 조작하기도 훨씬 쉬울 것이다. 가족과도 단절되고 변호사 선임도 불가능하고.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이니깐 말이다." 

적폐청산 없이는 국가보안법 폐지도 불가능하다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015년 10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015년 10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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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가 정착한 2010년대에 이런 노골적인 국보법 조작사건이 존재한다는 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사건의 피해자로서 우리나라에서 간첩 사건이 끊임없이 계속 나오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점이 있다면? 
"간첩 조작을 앞장서서 했던 사람들이 떵떵거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아, 간첩 조작하면 잘 살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피해자들이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조작을 했던 주체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간다면, 오히려 더 높은 지위를 갖고 살아간다면, 앞으로도 조작을 하려는 사람들이, 조작을 당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 피해자에게 거짓 자백을 강요한 것도 모자라 외교 문서를 위조하는 등 이 사건에서 국정원은 불법적 사건 조작의 끝을 보여주었다. 근절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지?
"국정원에는 해마다 간첩 수사를 위한 예산이 나온다. 그 예산을 쓰기 위해서라도 뭔가를 계속해야 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국정원을 간첩 잡는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본인들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국정원이 꼭 간첩만 잡으라는 법은 없다.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첩을 잡아서 이슈를 만드는 것보다 국가의 유지를 위해 국정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 최근 한국 사회에선 난민 문제가 논쟁거리가 되었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국적이나 민족 상관없이 모두 다 난민이라고 생각된다. 난민(이방인)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일부 국민은 난민을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일부는 우리도 먹고 살기 어려운데 왜 난민에게 우리 것을 내놓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되돌아보면 우리도 일제에 강점된 시기가 있었다. 독립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순수하게 우리 힘으로 독립을 끌어냈던 건 아니었다. 남북 전쟁이 있었을 때도 UN군의 지원 등 도움을 받았다. 

우리가 우리보다 어려운 국가의 국민을 외면하는 건 선진국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우리 스스로 노력해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내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노력을 끊임없이 했던 것이 맞기에 그걸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누는 모습까지가 더 보기 좋은, 선진국다운 모습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수많은 난민이 추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는 힘을 보태주는 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모습이다."

- 국가보안법 사건이 아직도 많이 자행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청년층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국가보안법이나 간첩조작사건에 관심이 없다. 왜? 나한테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를 깊게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 전체가 국가보안법에 따라 피해를 보고 있다. 언론이든 어디서든 국가보안법 혹은 간첩사건을 접했을 때 이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단 어떤 간첩이 생김으로써 그 간첩이 사회에 주는 충격을 젊은 층에서도 다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당장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통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북한을 조금이라도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면 청년들도 국가보안법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항상 대비를 해야 한다. 상식적이지 못하고 부조리한 사회의 시스템을 허물고 나아가려면 한사람이라도 더 참여해서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

- 최근 남북 관계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데 이 상황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나 소망이 있는지? 
"종전이 돼 남북한이 서로 교류만 할 수 있다면 통일이 반 이상은 된 거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마음을 열어야 한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항상 미국 눈치만 보고 거기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 중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국을 따라가는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좋은 건 좋다, 나쁜 건 나쁘다'라고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국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떠하든 간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하고 우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미국이 북한이랑 전쟁을 하겠다고 하면 결국은 한반도에서 전쟁하는 것인데 우리 땅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한반도 전쟁은 명백한 한반도의 위기이다. 아무리 미국이 전쟁하고 싶어도 우리가 중심을 잡고 버티면 한반도 전쟁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걸 정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국민 또한 관심을 두고 계속해서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억울한 것만큼이나 비참한 것이 없다. 유우성씨는 재판과정에서 내내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국가는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적으로 대했다. 한국사회의 폐쇄성은 이방인을 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국가보안법 체제는 이를 정당화하고 체계적으로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사회는 그동안 국가보안법 체제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며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었던 책임을 져야 한다. 적폐청산 없이는 국가보안법 폐지도, 평화도, 화해도 불가능할 것이다.

[기획 / 문재인 시대에 국가보안법을 논하다]
① 국가보안법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리지 않는다 ☞ http://omn.kr/1jn4t
② 평양냉면 칭찬? 마음만 먹으면 '국가보안법 위반'입니다 ☞ http://omn.kr/1jn5e
③ 문재인정부 1호 '간첩' 사건... "이런 식이면 정상회담 왜 하나?" ☞ http://omn.kr/1jn4v
④ 판사도 감탄한 명연설, 재판정을 뒤집어 놓은 사진작가 ☞ http://omn.kr/1js8m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청년지식공동체 청년담론'에서 함께 기획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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