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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학교의 안과 밖]불안을 먹고 사는 입시 ‘학종’
글쓴이 : 시냇물  (121.♡.55.39) 날짜 : 2019-03-19 (화) 15:42 조회 : 137

학교의 안과 밖]불안을 먹고 사는 입시 ‘학종’

이기정 서울 구암고 교사

언제 올지 모르는 시내버스는 불안하다. 그러나 도착시간을 알면 불안이 해소된다.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호응을 받는 이유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입시제도는 불안하다. 미리미리 알고 있어야 불안을 덜 느낀다. 입시제도 3년 예고제가 지지받는 이유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불안을 부르는 입시다. 다른 입시도 마찬가지라 하지만 다른 입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입시운영 자체가 불확실성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교과 성적, 즉 내신은 학종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그런데 내신은 학종 전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도대체 그것은 학종의 최종합산점수에 얼마만큼,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 것일까? 아무도 모른다. 대학과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절대 말해주지 않는다. 말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면 애매하고 모호하게 추상적으로만 말할 뿐이다. 구체적 숫자는 절대 말해주지 않는다.

학생부 비교과, 즉 학생의 수많은 학교활동 또한 학종의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학종 전체에서 그것은 또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그것은 얼마만큼, 어떤 방식으로 점수로 환산되는 것일까? 역시 대학은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는다. 역시 추상적 언어의 뒤로 숨을 뿐이다.

내신과 비교과만 그런 게 아니다. 자기소개서(자소서)도 그러하고, 면접도 그러하고, 구술고사도 그러하다. 그러나 대학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훌륭하고 좋은 일인 것처럼 말한다. 정성평가라는 그럴듯한 말을 사용하지만 그것은 대학의 입장일 뿐이다.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서 그것은 대학 맘대로 하는 평가, 대학 멋대로 하는 입시일 뿐이다. 

리니지M, 세번째 에피소드!

대학이 이렇게 많은 것을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입시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물고기의 위치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물을 펼쳐야 하는 어부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다. 하나하나의 입시요소에 대해 입시의 그물을 무작정 넓게 펼쳐 보는 수밖에 없다. 내신에 대응할 때는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비교과를 준비할 때는 그것이 또 전부인 것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끝없이 조바심치지 않을 수 없다.

자소서만 해도 그렇다. 냉철하게 생각하면 자소서라는 게 정말 별것 아닐 수 있다. 자소설이란 조롱까지 받는 게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대다수의 학부모와 학생은 자소서 하나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마치 그것이 입시의 전부인 것처럼 대한다. 수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고 수십 번 고쳐 쓰고도 결코 안심하지 못한다. 교사들도 그런 학생들을 보면서 섣불리 다른 말을 하지 못한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최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소서마저도 이러한데 다른 것은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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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의 세계는 나쁜 놈들의 세계다. 존재하는 것은 온통 나쁜 입시들뿐, 착한 입시란 존재하지도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입시의 숙명일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학종은 유별난 존재다. 입시의 영역을 학생생활 전반으로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위선과 거짓의 행위마저 입시경쟁에 끌어들였다. 그리고 자기(대학)들 마음대로 하는 평가로 학부모와 학생을 끝없는 불안 속에 빠뜨렸다. 대학과 입학사정관의 자의와 주관이 학생의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이는 입시, 그 속에서 학부모와 학생은 물론 국민 다수가 불안해하고 있다. 학종은 불안을 먹고사는 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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