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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세계의 사진가들이 담아낸 우리 문명의 다채로운 풍경
글쓴이 : 시냇물  (61.♡.76.241) 날짜 : 2018-11-01 (목) 23:18 조회 : 1930

세계의 사진가들이 담아낸 우리 문명의 다채로운 풍경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국립현대미술관 ‘문명전’

왕칭송의 ‘일, 일, 일해라’(2012)는 미치도록 일만 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연출한 사진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에서는 지난 18일부터 동시대 문명의 다양한 풍경을 조망하는 국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스위스 사진전시재단(FEP·Foundation for the Exhibition of Photography)이 마련한 ‘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전(문명전)에는 32개국 작가 135명이 촬영한 300여점이 나왔다. 칸디다 회퍼, 토마스 슈트루스, 올리보 바르비에리, 에드워드 버틴스키, 왕칭송, 정연두, 노순택, 한성필 등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3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 이번 연말 3년 임기를 마치는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준비를 했다고 한다. 전 세계 사진작가들의 사진 수십만장에서 고르고 또 골라 300여점으로 압축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마친 뒤에는 중국 베이징 울렌스 현대미술센터(2019년 3월),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2020년 9월), 프랑스 마르세유 국립문명박물관(2021년 1월) 등 10여개 미술관에서 순회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보기 드문 규모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보도자료에 “‘인간가족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을 달았다. ‘인간가족전(The Family of Man)’은 1955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전 세계 미술관 150곳을 순회했다. 이 중에는 한국의 경복궁 특별전시실(1957년)도 포함되어 있다. 68개국 사진가 273명의 작품 503점이 전시됐다. 냉전시대,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과 희로애락을 촘촘히 담았다. ‘인간가족전’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지금까지 이 전시회를 본 관객은 1000만명이 넘는다. 

난민을 주제로 한 ‘눈 덮인 모리아’(오른쪽)와 ‘한 배를 타고서’.

그러나 ‘문명전’은 ‘인간가족전’이 보여주지 못한, 아니 보여줄 수 없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바로 ‘지금’이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모습을 문명이란 테마로 조망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전 세계 다양한 도시의 작가들은 ‘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즉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일하고 노는지, 우리의 몸과 물건과 생각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지, 어떻게 사랑하고 전쟁을 일으키는지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해석한다. 은행, 정부기관, 교도소, 학교를 포함한 온갖 형태의 일터에서 사진가들이 작업 중이며, 그들 각자는 우리 문명의 다채로운 모습을 각자의 시각으로 담아낸다”고 설명했다. 

마리 관장 취임 전부터 3년 준비 
135명 작가 작품 300여점 골라
‘인간가족전’ 이후 최대규모
 

1990년부터 지금까지의 모습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긍·부정의 선택은 관람객에 맏겨
 

‘문명전’은 8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벌집(Hive)’에서 시작해 ‘따로 또 같이(Alone Together)’ ‘흐름(Flow)’ ‘설득(Persuasion)’ ‘통제(Control)’ ‘파열(Rupture)’ ‘탈출(Escape)’을 거쳐 ‘다음(Next)’을 보고 나온다. 이번 전시의 공동 큐레이터 홀리 루셀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관객들은 정해진 순서에 상관없이 각자 자기만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섹션에 있는 중국 작가 왕칭송의 ‘일, 일, 일해라’(2012)는 미치도록 일만 하는 중국 사람들의 모습을 연출한 사진이다.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수액병이 꽂힌 책상에 건축모형 등을 놓고 일하고 있다. 당시 베이징에서 마구잡이로 건축물이 올라가고 있는 현실도 반영했다고 한다. 도나 슈워츠의 ‘빈 둥지의 부모들’ 연작은 출산 또는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과, 자식을 떠나보내고 빈방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슈워츠는 “가족은 집단문화가 시작되는 지점이고, 문명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도나 슈워츠의 ‘빈 둥지의 부모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60여년 전이라면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사진도 있다. ‘파열’ 섹션 초입에서 볼 수 있는 리처드 모스의 ‘눈 덮인 모리아’(2017)는 무려 30㎞ 밖에서 찍은 사진이다. 작가가 군사분야에서나 쓰이던 기술을 사용했다고 한다. 흑백사진이지만 가건물이 빽빽히 들어찬 난민캠프의 모습이 자세히 보인다. ‘눈 덮인 모리아’ 왼쪽에는 프란체스코 치촐라의 ‘한 배를 타고서’(2015)가 자리 잡고 있다. 주제는 같다. 구조선을 기다리는 난민선 사람들의 모습을 아주 가까이서 찍은 사진이다. ‘문명전’ 공동 큐레이터 윌리엄 유잉은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진을 가리키며 “이 사진들은 나란히 놓고 한꺼번에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난민캠프는 우리 곁에서 더 멀리,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으로 갈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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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문명’을 주제로 한 전시라면 디스토피아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명전’은 섣부르게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모습이 더 많긴 하지만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선택은 관람객에게 맡긴다. 윌리엄 유잉은 “특정 메시지를 정해놓고 사진을 고르지 않았다”며 “다만 최근에 우려스러운 일이 많다보니 작가들의 시선에도 그런 점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홀리 루셀은 “그 어느 때보다 세계가 연결되어 있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협업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시선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17일까지.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0312116005&code=960202#csidx968eb92e0a47cec84313ed2d71de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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