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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미국으로부터 환수 받아야 할 영토주권 - 38선 이북과 비무장지대 <기고> 사진가 이시우 이시우 | tongil@tongilnews.com
글쓴이 : 시냇물  (121.♡.55.43) 날짜 : 2018-09-15 (토) 13:56 조회 : 4064
미국으로부터 환수 받아야 할 영토주권 - 38선 이북과 비무장지대<기고> 사진가 이시우
이시우  |  tongil@tongilnews.com
승인 2018.08.30  20:24:50

1954년 6월 15일~11월 17일, 그리고 46년 뒤인 2000년 6월 15일~11월 17일. 간혹 역사의 기막힌 우연에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다. 이 두 해의 같은 날, 같은 기간 동안 한국은 미국정부와 영토주권을 둘러싼 협상을 벌였고 공교롭게도 그 결과는 같았다. 주권이 아닌 행정권만을 이양받은 것이다.

1954년 6월 15일은 제네바평화회담이 결렬된 날이었다. 이 날부터 이승만정부와 미국정부는 미루어두었던 주권관련 협상을 실시한다. 대상은 강원도 양양과 경기도 연천에 이르는 38선 이북의 소위 수복지구였다.

미국은 1950년 10월 7일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38선 이북지역은 유엔군사령관의 점령지역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전 후에도 한국정부의 입법‧사법‧행정권이 미치지 않았으니 당연히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승만 정부는 9월 1일 미국을 상대로 이 지역의 주권(sovereignty)을 이양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러나 미국은 행정권(administrative control)만을 이양하겠다고 했다. 이승만 정부는 주권 환수를 포기하고 11월17일 행정권 환수만을 완료했다. 그 후 이 지역은 수복지구로 불리었다.

당시 미국이 유엔사령관 명의로 한국정부에 보낸 공문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이 지역은 유엔사령관의 군사점령지역으로서 대한민국정부에 행정권만을 이양한다.” 미국의 점령지역이고 행정권만을 이양 받았으니 입법권과 사법권이 우리에겐 없었다. 그 결과 선거가 실시되지 않았다. 대법관은 강원도지사가 대행했는데 다른 도지사와 달리 강원도지사는 유엔사령관이 임명했으므로 결국 사법권도 유엔사령관이 행사했던 것이다.

수년이 지나 이 지역에서는 선거도 실시되기 시작했고 사법권도 행사되고 있지만 놀랍게도 공식적으로는 주권을 이양받는 재협상이 이루어진 적이 없다. 이승만정권의 적폐가 아직 38선 이북과 남측 비무장지대에선 청산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적폐는 1963년 7월 1일 박정희정권 하에서도 반복되었다. 당시 대상은 비무장지대 남측민간인 마을인 대성동 자유의 마을이었다. 유엔사령부와 박정희정부 사이에 행정권위임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을 파악한 미 국무부는 협상을 중단시키고 이 지역이 유엔사령관의 점령지역임과 한국정부로의 행정권 위임을 비롯한 어떤 협상도 미국무부의 통제를 받아야함을 확인하는 전문을 하달했다.

박정희정부는 행정권 이양은커녕 위임조차 받지 못하고 굴복해야 했다. 때문에 대성동주민들에 대해 대한민국은 국민의 4대 의무 중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지 못한다. 경작권은 있지만 토지소유권은 없다. 사법권도 제한된다. 한국의 주권이 완전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유엔사규정(UNC Regulation)을 몇 차례 수정하여 주민들의 불편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이곳은 여전히 유엔사령부의 공식문서상에 ‘점령지’(under military occupation by the UNC)이다.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이 있었고 남북합의사항인 철도연결을 위해 비무장지대 일부에 대한 주권 혹은 관할권을 이양 받기위한 협상이 한‧미 사이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11월 17일 유엔사와 인민군 사이에 경의선과 동해선지구 남북관리구역에 대한 합의서가 채택되었다. 이로써 부분적이긴 하나 비무장지대 일부에 대한 대한민국의 주권이 회복된 것으로 반겼다.

그러나 2년 뒤 남북지뢰상호검증단 교환을 앞두고 유엔사는 갑자기 한국검증단에게 유엔사의 허가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행정권(administration)은 남측에 있지만 관할권(jurisdiction)은 여전히 유엔사에 있다는 이유였다. 38선 이북과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이 미국의 점령지라는 입장은 1954년 이래 한발도 후퇴하지 않았던 것이다. 합의서의 서명주체였던 인민군측도 반발했다. 남측은 편법을 써서 양측의 반발을 무마해왔다.

그러나 결국 2018년 8월 30일 유엔사는 다시 우리의 주권의식을 건드렸다. 남북철도공동점검 사업에 제동을 건 것이다. ‘주권침해’란 단어가 등장했지만 유엔사와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이곳에 한국이 침해받을 주권은 없다고 여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한국정부에 주권을 이양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직 행정권만을 이양했다.

한국정부는 분노하기에 앞서 미국과 ‘38선 이북-군사분계선 이남’에 대한 주권환수협상을 신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일은 북-미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군사분계선 이남 남측비무장지대와 38선 이북지역의 주권을 회복하는 일은 북과 관련없이 한국과 미국이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평화협정 체결로 유엔사가 해체된다면 이들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겠으나 그런다하더라도 이는 최종적으로 유엔사와 한국정부 사이에 따로 마무리해야 하는 사안이다. 평화협정을 향해 한국이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는 일은 정부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나 이승만과 박정희 이래 청산하지 못한 주권환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외교 이전에 주권의 문제임을 다시 새겨야 한다. 북-미간 중재외교의 지위와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도 신속히 결단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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