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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공감]2018 여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김현수
글쓴이 : 시냇물 날짜 : 2018-07-10 (화) 22:05 조회 : 499

[공감]2018 여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김현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울고 있는 하청업체 직원, 내 자녀들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덕수궁 앞 모퉁이에 마련된 오래된 해고노동자의 분향소 위에 한여름 뜨거운 햇볕이 내리쬘 때, 그 앞에서 다른 나라 국기를 흔드는, 시끄러운 망국의 마이크 소리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내리쬐는 햇볕은 뜨거운데, 이제는 더 이상 방문해주는 이도 없는 농성장에서 홀로 있는 노동자의 한낮은 흐르는 땀과 함께 슬픔도 흘러내린다. 호화로운 가옥과 기업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윤에 눈멀어 약국까지 손안에 넣고 천억원이라는 수입을 독차지하는 탐욕이 슬프게 한다. 협력업체에 악독한 업주로 군림하면서, 젊은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새빨간 장미만큼 그대를 사랑해’라는 노래에 만취해 부끄러움을 잊는 재벌에게서 분노만큼이나 큰 슬픔을 느낀다. 온갖 독점으로 국가의 부를 가로챈 것도 모자라, 지위 승계를 위해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건드리는, 그 반사회적 배포를 가진 최고의 재벌과 학식 무리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평생을 예쁜 딸 하나 바라보며 살던 필부에게서 직업병으로 딸과 함께 삶 전부를 빼앗아 가놓고도 미안해할 줄 모르는 엘리트들의 야만과 비열이다. 우리는 가진 것이 없어서 슬픈데, 그들이 어떻게든 우리 가진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가려 할 때 참 슬프다. 이제 동네에는 이웃들의 가게, 문방구, 빵집 등 정다운 것은 죄다 없어지고 그 자리를 빼앗은 대기업 분점, 프랜차이즈점, 다국적 기업의 카페로 가득 차서 슬프다. 이웃이 설 자리가 없는 동네에서 지역사회 돌봄과 사회적 우정을 시작하려니 슬프다. 

[공감]2018 여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또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그런 무리들이 저지른 명약관화한 죄들이 무죄로 변신할 때이다. 혹은 증거 없음으로 풀려날 때이다. 최고의 지식인들이 빌붙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현실이라는 것을 깨우쳐주어서 슬프다. 지금 도대체 몇 번의 영장이 기각되었단 말인가? 그들이 법에 의한 정의로운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해 수많은 날을 거리에서 보냈는데, 정작 우리는 여전히 그 거리에 있고, 그들은 비싼 변호사와 함께 기각된 영장을 찢어 흩뿌리며 와인잔을 부딪치고 있어 슬픔이 목메게 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죄를 저질러도, 변함없이 컴백해서 대통령과 국무총리, 고위직 공무원들과 악수를 하고, 불과 몇 %도 안되는 주식으로 기업과 국가 전체에 호령하듯이 행세하는 저들을 보면서 그냥 이 나라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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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세월이 그리 흐르지도 않아서 기억이 생생한데, 국정교과서 추진 관련자들, 세월호 가족들의 감시자들, 국민을 협박하던 국정원을 포함한 온갖 공작 관련자들, 그 시절 국가의 혼란에 동조하여 수첩놀이하던 그 담당자들이 놀랍게도 징계 하나 받지 않고,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적폐청산 업무를 명받았다고 했을 때, 찢어지는 슬픔이 가슴을 덮쳤다. ‘월드컵이면, 연예인 스캔들이면,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도 우리 국민은 다 잊어’, 그렇게 말하던 그때 그 부역 공무원이 이 정권에서 내가 함께 일할 동반자라고 하니, 이를 대범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가 슬프다. 영혼을 갖고 사는 많은 이들이 슬프다. 있는 자에 대한 온갖 관대함과 없는 자에 대한 한없는 갑질이 이 나라 온갖 슬픔의 근원이다. 참 오래전부터 ‘이 사회의 비열함은 있는 자들에게서 출발했구나’ 하는 쓸데없고 단순한 통찰이 뼛속 깊이 슬프다. 비열한 사회에서 모멸과 수치를 느끼며, 인간대접 못 받고 눈칫밥 먹으면서 남루해질 때 꼭 살아야 하나 슬프다. 늙고 아프고, 짐 되면 죽는 것이 낫고, 돈 없고 서럽고, 쓸모없으면 죽는 것이 낫고, 공부 못하고 밥, 돈 축내면서, 벌레 취급 당하면 죽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슬프다.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라는 용어에 수긍이 갈 때 슬프다. 사실 더 가슴을 후벼파는 것은 없는 자가 되어 슬픈데, 나보다 더 없는 자를 슬프게 할 때다. 세입자 내쫓는 빚더미 주인이 슬프고, 난민 반대하는 우리 자신이 슬프다. 끝으로 ‘그래도 힘내자’라고 눈치없이 말하는 당신이 슬프다. 하지만 어쩌랴. 이 슬픔이 우리의 힘이 되어야 한다. 성경 시편의 작가가 말하듯이 이 슬픔이 우리에게 춤이 되게 해야 한다. 우리 자손을 위하여 슬픔이 춤이 되게 하는 그날까지 비열의 강을 건너 정의의 땅에 닿을 때까지 반드시 견디어 내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7102030005&code=990100#csidxd570cb4eefdf087a66555141a8a2d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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