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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우리는 미국 없이도 살 수 있는가
글쓴이 : 시냇물 날짜 : 2018-07-02 (월) 14:11 조회 : 478
우리는 미국 없이도 살 수 있는가
국방, 경제 측면에서 자주가 필요하다
문경환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07/02 [11:38]  최종편집: ⓒ 자주시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북미정상회담을 느닷없이 취소했다가 하루만에 번복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하필이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순간에 맞춰서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바람에 마치 국제 사기사건, 세계적 ‘먹튀(먹고 튀기)’ 사건처럼 비춰졌다.

 

▲ 5월 24일 북은 북부 핵시험장을 폭파의 방법으로 폐기했다. 이 현장을 한국,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5개국의 기자들이 현지에서 직접 취재했다.     ©자주시보

 

이 사건을 두고 국민들은 “미국은 못 믿겠다, 이제 미국을 배제하고 남북이 손을 잡고 통일하자”고 입을 모았다.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북한도 핵을 섣불리 폐기하지 말고 통일 이후까지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가 없지는 않다.

 

과연 미국 없이도 우리가 살 수 있겠냐는 것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이, 미국의 경제에 완전히 편입돼있는 한국이 과연 미국 없이 버틸 수 있을까?

 

미국의 보호 없이 살 수 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군사 보호 없이 한국이 살아남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없으면 당장 북한이 쳐들어올 것이라는 게 그동안 미군 주둔의 명분이었다. 이 문제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통해 통일을 실현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통일 이후도 문제다.

 

군국주의로 치닫는 일본은 지금도 독도가 자기 땅이라 우기며 호시탐탐 한반도 진출을 노리고 있다.

 

통일 후 중국, 러시아 같은 군사강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도 큰 부담이다.

 

그래서 주한미군을 ‘동북아 평화유지군’으로 전환해 강대국 사이의 군사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지정학적 문제는 세 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측면은 과연 자국 방어를 외국에 의존하는 것이 원론적으로 옳은가 하는 문제다.

 

반만년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자기 힘을 믿지 못해 주변 강대국 군대를 끌어들였다가 그 나라의 횡포로 고생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신라가 끌어들인 당나라가 그랬고, 임진왜란 때 끌어들인 명나라가 그랬고, 구한말 일본이 그랬다.

 

국제사회에서 순수하게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자국 군대를 파견하는 사례가 과연 있었나?

 

북한의 위협에 맞서겠다며 끌어들인 미군으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통일 이후 동북아 질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미군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그 밖의 어떤 나라 군대가 들어오더라도 우리에게는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국방은 반드시 우리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군사강국에 둘러싸인 우리가 어떻게 우리 힘만으로 국방을 책임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여기서 두 번째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

 

지금 미국은 자신들의 대북압박정책이 효과를 발휘해서 북한이 굴복했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작년 11월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정세가 급변했고 결국 미국이 먼저 북미정상회담을 요구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처럼 국제질서에서 핵무기가 갖는 힘은 미국도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이 이미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는데 이 상태로 그대로 통일을 한다면 남북통일국가는 핵보유국이 된다.

 

이것만으로도 주변 군사강국들의 영향을 상쇄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핵폐기가 선행되어야 통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비핵화 문제는 통일 후에 동북아 질서 변화를 지켜보면서 천천히 판단해도 늦지 않다.

 

이처럼 핵보유 통일국가를 건설하면 더 이상 미국에게 국방을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세 번째 측면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넘어 동북아 평화체제를 건설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북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사력이 집중된 곳이다.

 

이 지역의 군사적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 혹은 남북통일국가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는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동맹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원래 군사동맹이란 형태는 각 나라들을 군사블록으로 나누고 서로 대치하도록 만드는 냉전시대 유물이다.

 

우리가 미국과 동맹을 맺고 중국, 러시아와 대치할 이유는 없다.

 

개별 동맹을 해체하고 다자안보체제로 나아가는 게 훨씬 미래지향적이다.

 

여기서 남북통일국가는 미-일과 중-러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국으로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정학적 약점을 지정학적 강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노무현 정부가 추구하던 동북아 균형자론은 우리 힘이 없어서 실현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핵보유국이 된 남북통일국가는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보면 우리가 꼭 미국에 국방을 의존할 필요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 경제를 의존하면 안 된다

 

남은 문제는 경제다.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는 조건에서 미국과 협력, 정확히 말해서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나선다.

 

당장 미국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출 것을 검토한다는 소문만 돌아도 휘청거리는 게 한국 경제다.

 

이 문제도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첫 번째 측면은 미국에게 경제를 의존하면 할수록 더 상황은 나빠진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의 지나친 대미의존성은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미국의 하청경제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국내에서 창출한 이윤을 미국에 계속 뺏길 수밖에 없으며 미국의 횡포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자원도, 자본도, 기술도 없으니 무역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과거에나 통한다.

 

지금은 이미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했으며 세계 곳곳에 투자할 만큼 자본이 축적되었고 여전히 미국에 종속적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기술도 꽤 갖추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경제 체제를 갖출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 측면은 미국 중심의 경제 질서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는 2000년대 말 금융공황을 계기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사용되는 미국의 달러 비율이 줄어들고 있으며 미국에서 이탈한 경제블록이 성장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경제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전통적 동맹인 유럽과 대치하고 있으며 중국과도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중심의 경제에서 벗어나 자국의 경제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하는 게 지금의 추세다.

 

이런 속에서 언제까지 미국 경제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뒤쳐질 위험이 있다.

 

다른 나라들도 하는 걸 한국이 못할 이유는 없다. 

 

물론 이미 미국 경제에 깊숙이 편입된 상황에서 당장 자립경제로 나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세 번째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로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영향을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세계적인 경제봉쇄 속에서도 자립적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왔다.

 

한국은행은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이 한국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런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면 한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북한의 자립경제노선은 한국이 미국 경제에서 벗어나 자립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된다.

 

북한이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과학기술은 한국의 국제 마케팅 능력과 유통망을 통해 상당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중공업 중심으로 발달한 북한 산업은 한국의 약점을 보완하며 경제 자립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처럼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한국 경제를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패권이 무너지고 위기가 심화될수록 한국을 비롯한 자신들의 ‘속국’을 쥐어짜려 할 것이다.

 

이제는 ‘미국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을 ‘미국 때문에 살 수 없다’고 전환해야 한다.

 

미국의 군사, 경제적 영향에서 벗어나 자립적 국방, 경제를 수립해야 한국도 진정한 자주독립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어려운 자주의 길은 남북협력과 통일을 통해 결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이 글은 월간 <민족과 통일>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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