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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Me too 미투" 운동을 보면서 "한국과의 만남"을 회상한다/박노자
글쓴이 : 시냇물 날짜 : 2018-02-11 (일) 20:11 조회 : 4816
"Me too 미투" 운동을 보면서 "한국과의 만남"을 회상한다
만감: 일기장 2018/02/11 03:43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92923 
요즘 검찰조직과 문단 내에서의 성폭력과 성희롱 문제에 대한 폭로로 한국에까지 확산된 "미투"운동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맨먼저 머리에 든 개인적 감상은, 정말로 외부자로서 한국을 "만난다"는 조건, 그 만남의 구체적 상황 등이 엄청나게 성차/젠더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 어느 사회에 가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특히 (주로) "남성만이 가는 군대"가 사회 문화를 여전히 지배하는 한국에서는 "그냥 사람"이라고 있을 수 없죠. 남성과 여성은 애당초부터 전혀 다르게 인식되고 대접 받는다는 겁니다. 

제가 90년대 초반에, 배고픈 대학생이 되어서 한국으로부터의 (주요 부유한)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이드 알바"를 아주 많이 했는데, 그 상황에서는 별나별 불쾌한 꼴이야 다 봤죠. 술자리에서의 주정과, "백마를 타고 싶은데 적당한 인터걸을 소개시켜달라"는 요구 등은 가장 대표적이었습니다. 아무리 하기 싫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얼굴에 철면피를 깔고 싫으면서도 알바했지만...제가 만약에 "남자 가이드"가 아닌 바로 그 "돈 주고 타야 할 백마"이었다면 아무리 배고파도 이런 알바자리에서 얼마나 버텼을까요? "백마를 타게 해달라"는 요구를 어떻게든 회피해야 하는 것하고 스스로 "나랑 잘래? 백달러 줄께!"와 같은 말을 듣고 대처해야 하는 상황하고 질적으로 다르니까요. 후자는 얼마든지 평생의 상처가 될 수 있는데...제가 만약에 여성이었다면 아마도 벌써 그 알바하는 단계에서부터 관광 오는 "사장님"들로 대표되는 사회와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90년대에 또 다른 알바 (러시아 보따리장사들의 내한 통역), 그리고 1997년부터 취직, 근무차 계속 한국에 왕래하거나 국내 체류를 하곤 했는데, 그때도 "별나별" 꼴을 다 봤습니다. 한번 1992년인가 1993년인가 김포 공항에 입국했을 때에 "특정국가로부터의 입국자"들을 일일히 확인해야 했던 공항 주재 안기부 직원은 제 성기를 손으로 가볍게 만지면서 "야, 국내에 있을 때에 얌전히 있고 이상한 짓하지 마, 알았지?"라고 웃으면서 훈계 (?)한 적은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하도 쇼크를 먹은 다음으로 아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온 몸이 얼어붙듯 했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남성이었기에 이 정도의 "손 인사" (?)로 끝난 것이지 제가 만약에 같은 나이때의 여성이었다면 과연 그 안기부 직원으로부터 어떤 "인사" (?)를 당했을까요?

모 "만년의 노털상 후보자"의 상습범 행각에 대한 최영미 시인의 폭로를 읽었을 때에는 한 때에 한국 문단 인사들과 어울렸을 때를 떠올렸습니다. 엄격한 장유유서의 위계적 사회인지라 같은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나이가 어렸던 저로서는 이런 저런 곤욕을 치르게 됐죠. 전형적으로 "야, 노래 좀해봐"라고 해서 음치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억지로 노래불러야 했던 상황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몇차례에 걸쳐서 여기 저기에서 술을 먹는 "문인"들과 밤늦게까지 "예의상" 같이 어울려야 했던 것은 당연지사이었고요. 그런데 만약 제가 여자이었다면? 정말 강제된 "노래 자랑"과 술바다로만 끝났을까요? 그냥 "참 괴이한 세계를 한번 봤다"는 정도의 기억아 아니고 훨씬 더 깊은 상처를 받았을걸요?

한국의 한 사립대학에서의 근무시절에 대해 지금도 가끔 악몽을 꿀 정도로 불쾌한 기억들은 아주 많이 남았습니다. 학과 "동료"들이 술 먹고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을 때에는 제일 곤란했죠. 한 술자리에서 모스크바에서 학위를 받은 비교적 젊은 한 "동료"가 "요즘 모스크바에서 여자 값이 너무 올랐다"고 신세 한탄 (?)했을 때에 정말 어디를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약에 여자이었다면? 과연 "여자 값"에 대한 대화로만 끝났을까요? 그러니까 비정규직으로서 별나별 이상한 꼴을 당해야 했을 때에도 "남자"라는 젠더적 특권이 크게 작용됐을 거라고 봐야 합니다. 

옛날에 운동진영에서는 여성운동을 - 예컨대 농민, 철거민, 빈민, 청년 등의 운동들과 함께 - "부문운동"이라고 범주화했지만, 이렇게 젠더이슈를 주변화한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입니다. 한국을 지금 멍들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적인 가부장제지만, 가부장제 그 자체는 자본주의보다 훨씬 긴 역사를 지니고 있죠. 어떤 총체적인 해방도 가부장제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전제조건의 달성 없이 불가능하고, "여성주의적 시각과 입장"은 모든 운동들의 전제가 돼야 합니다. 젠더적 구분짓기, 젠더 차별이야말로 이 사회가 움직이는 기본적 메커니즘이기 때문이죠. 젠더적 시각이 결여되는 해방이론이란 이미 죽은 이론입니다. 요즘 "미투" 운동을 보면서 계속 그 생각을 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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