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BER LOGIN

MEMBER LOGIN

총 게시물 3,846건, 최근 0 건
   
[일반] 다시 보는 스카이캐슬 <연재> 전영우의 미디어와 사회 (5)
글쓴이 : 시냇물  (61.♡.67.204) 날짜 : 2019-11-29 (금) 20:40 조회 : 502
다시 보는 스카이캐슬<연재> 전영우의 미디어와 사회 (5)
전영우  |  youngwoo82@gmail.com
승인 2019.11.28  10:00:22

전영우 / 전 인천대 교수

 

필자의 말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는 소통의 도구이자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미디어를 읽는다는 것은 거울에 비친 우리 자화상을 본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사회를 성찰하고 뒤돌아보는 글이 되고자 합니다. 이 글은 매주 목요일에 게재됩니다.

 

"SKY캐슬."
JTBC에서 방영되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 드라마는, 제목부터 상징적이다. 드라마에서 상류층이 모여 사는 동네 이름이 SKY캐슬이다. 서울대 고대 연대의 영문 이니셜을 따오고, 덧붙여 캐슬이다. 곧 특정 학교 출신들이 구축한 기득권의 공고한 성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드라마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층적인 문제인 학벌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바로 왜곡된 학벌주의가 있다는 것을 잘 짚어내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건 교육은 그 사회를 지탱할 구성원을 길러내기 위한 도구로 작용한다. 전통적인 신분질서가 해체된 한국에서 교육은 유능한 사회 구성원을 길러내는 기관이면서 동시에 출세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명문대 학벌은 출신 성분에 관계없이 사회의 상류층으로 진입하는 유용한 도구였다. 개천에서 용 났다는 표현은 누구나 능력만 있다면 상류층에 진입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표현이었고, 개천에서 자란 미꾸라지는 학벌을 얻고 용이 되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학벌이 신분 상승을 넘어 신분 세습의 도구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 SKY 대학으로 불리는 명문대는 기득권층 자녀들만이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이 되었고, 21세기 한국에서 학벌을 통한 신분 상승의 기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드라마 SKY캐슬은 이 지점에서 한국 교육의 실상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드라마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비현실적 막장 설정을 통해 오히려 매우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드러내고, 상류층 계급의 저급한 욕망과 학벌을 통한 기득권의 세습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의사,  법대 교수 등이 거주하는 SKY캐슬의 주민들이 목을 매는 것은 자녀들의 서울대 진학이다. 자식을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동원된 극단적 방법은, 결국 젊디 젊은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이들의 욕망은 극단적이고 천박해 보이지만, 자신의 성취를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매우 자연스러운 인간 욕망의 투영이기도 하다.

서울대 합격생 중 강남 출신이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지는 벌써 꽤 오래된 일이다. 드라마에 잘 묘사되었듯이 강남 부자 부모들은 사교육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한다. 과거 단지 좋은 머리와 노력만으로도 가능했던 학벌을 통한 신분 상승은 이제는 불가능하다. 부모의 재력도, 정보력도 없는 흙수저들이 명문대에 진학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처럼 난망한 일이다. 그래서 21세기 한국에서 학벌은 세습되고 따라서 신분도 세습된다.

대학입시제도 자체도 계급 세습이 수월하도록 지속적으로 변했다. 과거 학력고사 점수로만 평가하던 입시는, 이제는 온갖 복잡하고 다양한 입시 전형이 생겨났고, 재력과 정보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끔 맞춰져 있다. 학벌을 통한 신분 세습이 공고화되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는 SKY캐슬 주민들은, 학벌주의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의 근원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 문제, 즉 집값 문제는 근본적으로 서울 강남이 주도하는 문제이고, 이는 곧 학벌과 직결되어 있다. 강남 집값이 비싼 이유는 이곳 출신이 명문대를 진학할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를 가봐도 집값이 비싼 곳은 예외 없이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군이다. 곧 부동산 문제는 학벌의 문제인 것이다.

부동산은 물론이고 사회 구석구석 어느 곳을 봐도 가장 밑바닥에는 학벌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다. 입시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공고한 학벌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절대로 공교육이 개선될 수 없다. 초중고등학교 교육이 정상화되려면, 무엇보다 학벌이 사라져야 한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학벌이라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헬조선이라 자조하고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청년들이 느끼는 좌절의 밑바닥에는 학벌로 공고화된 기득권이 있다. 신분 상승의 기회도, 희망도 박탈당한 청년들이 소확행을 찾는 모습은, 안타깝고 슬프다. 희망이 사라진 암울한 미래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출발선에서부터 불리한 조건에 놓여있는 흙수저 아이들은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현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자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드라마는 이런 한국 교육 현실을 막장 설정을 통해 잘 묘사하고 있다. 동시에 막장 설정은 한국 상류층의 추한 이면을 들추어 보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런 학벌의 폐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현실적인 대안은 사실 오래 전에 제시되었다. 모든 국공립대를 통합하여 하나의 국립대로 운영하는 것이다. 서울대로 상징되는 학벌주의를 타파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미 학벌로 공고화된 기득권층의 유래 없는 반발을 불러올 것이기에 실현이 난망하다는 것이다. 과연 누가 이 어려운 문제를, 그러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총 게시물 3,846건, 최근 0 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846 [정보]  [이승홍의 맞울림] 술 권하는 ‘산업 활성화’ 최고관리자 07-01 8 0
3845 [좋은 글]  딱 월급만큼만 일하고픈 나 자신아, 성취감이 필요했구나 최고관리자 06-29 7 0
3844 [책]  [스포츠 돋보기]‘스포츠정신’은 인간으로서 도덕과 의무 최고관리자 06-15 44 0
3843 [책]  행복하려면 자신에게 몰입하지 말아야 최고관리자 04-23 107 0
3842 [시사]  우리는 ‘코로나 19’의 태풍 앞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시냇물 04-11 125 0
3841 [시사]  대통령, 천안함 비극에 대한 의혹 이대로 방치할 건가 <기고&… 시냇물 03-30 155 0
3840 [시사]  대의를 저버린 코로나2019와 정의당2020 <기고> 김상일 전… 시냇물 03-22 1089 0
3839 [시사]  조국 수사 부메랑, 진퇴양난 윤석열 시냇물 03-22 1080 0
3838 [정보]  [나는 역사다] 13일 그리고 금요일 / 김태권 최고관리자 03-19 655 0
3837 [일반]  삼라만상에 신이 깃들어 있다 <연재> 고석근의 시시(詩視)… 시냇물 03-11 207 0
3836 [좋은 글]  코로나, 우리에겐 ‘질병’이 아니고 ‘역사’인 이유 <기고&… 시냇물 03-11 215 0
3835 [언론비판]  언론에 묻다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 시냇물 03-08 233 0
3834 [일반]  >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284) 시냇물 03-08 174 0
3833 [시사]  홈 > 오피니언 > 기고 코로나, ‘홍익인간’을 다시 생각… 시냇물 03-03 168 0
3832 [시사]  이번엔, 추미애가 맞고 윤석열이 틀렸다 시냇물 02-18 231 0
3831 [시사]  기생충’과 ‘민생단’ <기고> 김상일 전 한신대 철학과 … 시냇물 02-18 227 0
3830 [좋은 글]  자유와 사랑은 하나다 시냇물 02-18 210 0
3829 [시사]  ‘대림동’ 눈에 비친 한국언론, 생각해 봤나요 시냇물 02-18 207 0
3828 [언론비판]  임은정 검사가 겪은 한국의 ‘검찰 보도’ 시냇물 02-18 220 0
3827 [시사]  “왜 우리가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까” 시냇물 02-11 1084 0
3826 [일반]  아픈 만큼이 나다 시냇물 02-11 1083 0
3825 [좋은 글]  인간은 사실 서른 살이 넘으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 <연재… 시냇물 01-31 170 0
3824 [일반]  강유정의 영화로 세상읽기]아카데미 열병 강유정 강남대 교수·… 시냇물 01-23 718 0
3823 [일반]  “조국” “공수처” 불붙기 전에…“어, 삼촌 새 차 사셨네요” 시냇물 01-23 709 0
3822 [일반]  문제는 늘 내 안의 한 생각이다! 시냇물 01-23 673 0
3821 [일반]  양승훈의 공론공작소]워라밸 시대와 ‘하이퍼 텐션’ 양승훈 경… 시냇물 01-19 1104 0
3820 [일반]  영화관은 사라지는가? <연재> 전영우의 미디어와 사회 (12… 시냇물 01-19 1104 0
3819 [일반]  짚으로 두른 굴뚝, 왜 이 모양인가 하니 시냇물 01-19 1132 0
3818 [일반]  행복은 자족(自足) 속에 있다 시냇물 01-15 1137 0
3817 [시사]  수치스런 알몸 검신, 더욱 황당한 일이 이어졌다 시냇물 01-15 1052 0
3816 [책]  하승수 지음 《배를 돌려라, 대한민국 대전환》(한티재, 2019년) 시냇물 01-07 348 0
3815 [일반]  청소년의 성은 왜 억압되는가 시냇물 01-07 296 0
3814 [시사]  조국 공소장이 가리키는 검찰·언론의 무리수 시냇물 01-07 286 0
3813 [좋은 글]  김택근의 묵언]석유동물 시대의 종말 시냇물 01-04 266 0
3812 [일반]  [세상읽기]일상의 킬링필드 강수돌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 시냇물 01-04 243 0
3811 [언론비판]  이것만 보면 2020년 미디어 전망·쟁점 한 눈에 시냇물 01-01 248 0
3810 [일반]  2020년 1월1일자 한겨레만 4년째 삼성광고 없다 시냇물 01-01 242 0
3809 [시사]  노무현의 "미련한 짓"은 되풀이 되지 않았다 시냇물 01-01 235 0
3808 [일반]  우리는 모두 한데 모여 북적대며 살고 있지만 너무나 고독해서 … 시냇물 01-01 219 0
3807 [시사]  나치 기독교를 따르는 멍청한 감리교 장로들에게.... 시냇물 12-09 812 0
3806 [시사]  '제국' 미국의 집값 폭등과 노숙자 대란 시냇물 12-06 851 0
3805 [좋은 글]  교육이란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린 후에도 남는 어떤 것… 시냇물 12-06 808 0
3804 [시사]  오창익의 인권수첩]나라를 어지럽히는 검찰 시냇물 12-06 802 0
3803 [시사]  김용균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기고] 명진 스님(평화의길 이사… 시냇물 12-06 766 0
3802 [시사]  미국, 도대체 왜 이러나? 강명구 뉴욕시립대 바룩칼리지 정치경… 시냇물 11-29 559 0
3801 [일반]  다시 보는 스카이캐슬 <연재> 전영우의 미디어와 사회 (5) 시냇물 11-29 503 0
3800 [시사]  [정동칼럼]감찰 유감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검찰부장 시냇물 11-24 425 0
3799 [시사]  실망은 누구의 몫일까? <칼럼>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 시냇물 11-24 421 0
3798 [책]  교육기관이 아닌 ‘기업’이 된 한국 대학 시냇물 11-24 403 0
3797 [시사]  사망 노동자 1200명 이름으로 채운 경향 1면 시냇물 11-21 332 0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끝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수집거부  |  포인트정책  |  사이트맵  |  온라인문의